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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스카우팅리포트] 이승호-기복없는 왼손 릴리프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1-20 15:25


FA 이승호는 꾸준한 피칭을 보이는 믿음직한 왼손 불펜요원으로 타 팀의 관심의 대상이다. 스포츠조선DB

FA '작은 이승호'(20번)가 결국 시장에 나왔다. 이승호는 우선협상 마지막날인 19일 SK구단의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타구단과 협상을 할 것을 구단에 알렸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진출도 생각하고 있는 이승호는 "내가 필요한 구단이 있다면 언제든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며 국내 타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을 할 생각이다.

이승호는 81년생으로 올해 30세다. 이번에 FA 신청을 한 선수중 이대호(29)에 이어 두번째로 젊다. 이대호는 이미 일본행을 천명했기 때문에 국내에 남은 FA중 최연소라 할 수 있다. 왼손투수인데다 선발, 중간, 마무리 등 어느 역할도 다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타구단이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

주무기

구질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4가지다. 직구가 거의 60%다. 슬라이더가 30% 정도를 차지하고 커브와 체인지업은 합쳐서 10%가 조금 넘는다. 2000년 입단했을 때만 해도 최고 150㎞의 빠른 공을 뿌리던 이승호였다. 와일드한 폼으로 자신있게 정면승부를 하며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 2년간 수술과 재활을 거친 이후 구속이 줄었다. 요즘엔 최고 145㎞ 정도를 찍고 평균적으로 141∼142㎞의 직구를 던진다. 공이 별로 빠르지 않게 보이지만 묵직하고 공끝이 좋아 상대 타자가 예상한 대로의 타격이 되지 않는다. 변화구는 남보다 크게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이다. 120∼130㎞대의 슬라이더와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있고, 100㎞ 초반의 느린 커브를 던진다. 보통 110∼120㎞대인 여느 투수들보다 느리다.

위기관리능력

주로 왼손타자가 나올 때 등판한다. 그러나 왼손타자만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는 아니다. 2이닝 이상 막아낼 수 있는 롱릴리프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도 성적이 좋기 때문에 믿고 던지게 할 수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2008년부터 4년간 성적을 보면 오른손 타자엔 2할4푼2리, 왼손타자엔 2할4푼9리의 피안타율을 보였다.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가끔 오른손 타자가 나왔을 때도 교체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손타자와는 바깥쪽 위주의 피칭을 하며 변화구도 적절하게 섞어 유인하는 투구를 하지만 왼손타자에겐 몸쪽으로 정면승부를 하는 편이다.

위기관리능력도 좋은 편이다. 올시즌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이 2할5푼으로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등판해도 믿을 수 있다. 4년간 득점권 피안타율 역시 2할5푼8리로 좋다. 올시즌 64⅓이닝 동안 홈런을 3개만 내줬다.


몸상태와 내년 전망

2005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2006년엔 왼쪽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았다. 보통 팔꿈치는 수술을 받은 뒤 더 좋아지기도 하는 등 큰 문제가 안되지만 어깨는 수술 이후 예전의 투구를 하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이승호는 수술 이후 1년이 넘는 재활을 거쳐 SK에서 4년간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했고, 2009년 106이닝, 지난해엔 89⅔이닝을 던졌다. 그만큼 체력이 좋고 스스로 몸관리를 잘한다는 뜻이다. 올시즌엔 신예 박희수가 가세해 이승호의 어깨를 편하게 했다. 예전보다는 적은 51경기에 등판해 64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래서인지 방어율 등 전체적인 성적이 좋았다.

큰 경기에서 더 좋은 투구를 했다. 2008년 이후 4번의 포스트시즌에서 총 24경기에 등판한 이승호는 31⅔이닝을 투구해 3승1패 1세이브, 9홀드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2.56에 불과했다.

강점은 기복 없이 꾸준하다는 것이다. 중간계투든 마무리든 어디에 내놔도 불안하지 않은 투수이기에 내년시즌에도 마무리로 고정되면 30세이브, 승리조로 나온다면 20홀드 이상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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