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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얼굴의 롯데. 같은 FA-다른 태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17 10:29 | 최종수정 2011-11-17 11:15


롯데에서 FA를 신청한 이대호, 임경완, 조성환. 스포츠조선DB

롯데의 중고참급 A 선수에게 취재차 전화를 했다. 시즌에 대한 얘기, 마무리 훈련 얘기 등을 하던 A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FA 얘기가 나오자 "프로가 능력으로 냉정하게 평가받는 세계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한 것 같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FA를 선언한 이대호 조성환 임경완에 대한 롯데의 협상자세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 이대호에겐 융숭한 대접을, 조성환과 임경완에겐 보통 연봉협상 때보다 더 차가운 바람만 불었다.

롯데는 지난 15일 이대호와의 1차 협상에서 이문한 운영부장이 처음부터 나섰다. 부산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협상과 관련이 없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전에 1차 협상을 한 조성환과 임경완은 협상 파트너부터 달랐다. 운영팀의 실무자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따뜻한 인삿말도 없었고, "우리팀에 꼭 필요하니 남아달라"라는 언론에 공개된 말도 없었다. 계약 조건과 옵션 조건에 대한 말만 오갔고 "총액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조성환은 14일 첫 협상 때 황당한 경험까지 했다. 무려 4시간이나 라커룸에서 기다려야 했다. 전날 구단 관계자가 "11시쯤 보는 것으로 하자"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는 훈련을 하던 그 시간에 사직구장으로 와 라커룸에서 연락을 기다렸다. 그런데 누구 하나 찾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가 홍보팀 관계자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문의한 결과 "운영팀에서는 훈련을 마치고 하는 것인 줄 알고 있었다"는 말이 돌아왔다. 구단측이 약속한 시간을 스스로 모르고 있던 것. 결국 조성환은 오후 3시가 되서야 구단 사무실에서 운영팀 실무자를 만날 수 있었다.

A선수는 "이대호 선수가 물론 우리팀에서 꼭 필요한 최고의 타자인 것은 인정한다. 당연히 잡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나 다른 두 선수도 10년 넘게 롯데를 위해 열심히 하지 않았나.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노력한 고참선수에게 이러한 대우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며 "협상 과정을 들은 선수들이 모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우리도 몇년 후 그런 대우를 받지 않겠냐"고 했다.

한화의 고참 포수 신경현은 노재덕 단장으로부터 "팀과 후배들을 이끄는 최고참으로서 헌신해 주길 바란다. 도와달라"는 말에 시원하게 도장을 찍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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