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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예의의 야구' 추구한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1-13 13:10


LG 신임 김기태 감독(42)이 경남 진주에서 진행중인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젊은 감독답게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룰 땐 무섭게 몰아 붙인다. 힘들어 하는 선수가 있으면 큰 형님처럼 다가가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는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어떤 것일까.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팀 컬러 또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예의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다.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실밥이 터져 있는 훈련용 배팅볼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야구장에서 만큼은 진지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걸 고맙게 여기는 선수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 선수들에게 거울 앞에서 머릿속에 동영상을 찍어 보라고 한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그려 보라는 것"이라며 "프로는 프로답게 해야 한다. 강제로 시켜서 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만 요구하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코치들에게 외야에 나갈때 펑고 배트를 들고 나가는 행동을 금지시켰다. 대신 글러브를 가지고 나가 공을 줍도록 했다. 김 감독은 "나도 코치 생활을 해 봤다. 외야에 펑고 배트를 들고 서 있으면 아무래도 자세가 흐트러지고 딴 동작을 하게 된다. 골프 스윙을 하는 코치도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감독과 코치부터 진지한 자세로 야구를 임한다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배려하는 예의 바른 야구인으로 알려져 있다. 늘 겸손한 자세로 야구를 임했던 자신의 야구 인생관을 지금 LG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LG 김기태 감독이 지난달 21일 선수단과의 첫 상견례에 앞서 모자를 벗고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구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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