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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행되는 2차 드래프트,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까.
룰5 드래프트는 특정 구단이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대거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마이너리그서 3년 이상 뛴 선수 중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원 소속구단에 5만 달러만 건네면 지명한 선수를 데려올 수 있고, 다음 시즌 반드시 25인 로스터에 90일 이상 포함시켜야만 한다.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제도다.
2차 드래프트 도입이 결정된 가장 큰 이유는 신생구단 NC다. 지난 3월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NC의 선수 수급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르며 시즌 뒤 첫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상자는 페넌트레이스 종료일 기준 등록선수와 신고선수를 기준으로 한다. 외국인선수와 FA(자유계약선수)신청자는 여기서 제외되며, 군제대 선수의 경우 페넌트레이스 종료 이전 등록 여부에 따라 갈린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전 등록된 경우 대상자에 포함된다.
각 구단은 대상자 중에서 보호선수 명단 40명을 제출한다. 2차 드래프트는 이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총 3라운드가 진행된다. 신생구단은 3라운드 종료 후 추가로 5명을 지명할 수 있다. 지명순서는 당해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시작하며 순위가 동률일 경우 전년도 하위팀이 우선이다. 신인드래프트와 마찬가지로 홀수라운드는 성적의 역순, 짝수라운드는 상위팀에서 하위팀 순서인 '스네이크' 방식이며, 지명자 양도금은 1라운드의 경우 3억, 2라운드 2억, 3라운드 1억원이다.
2차 드래프트가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와 다른 점은 바로 로스터 포함 여부다. 2차 드래프트 지명자를 1년간 양도할 수 없는 규정은 똑같지만, 로스터 포함 여부는 강제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첫 시행을 앞둔 2차 드래프트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 또한 존재한다. 2차 드래프트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선수들의 경우 미국에 비해 강제사항이 너무 적음을 문제로 꼽는다. 1군에 일정 기간 동안 등록시킨다는 등의 규정이 없기에 이적 후에도 기회를 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보호선수의 규모 또한 문제다. 1군 엔트리가 26명임을 감안하면, 1군은 물론 2군 주요선수까지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3억원이라는 양도금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허울뿐인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KBO는 각 구단에 방출 등의 선수단 신상 변화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2차 드래프트 대상자가 페넌트레이스 종료일 기준으로 결정되기에 군보류선수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의 신분변경을 금지했다. 하지만 시즌 뒤 롯데 손민한과 SK 박재홍의 방출 소식이 전해지는 등 시행착오가 발생하며 대체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보호선수 명단 제외를 빌미로 '위장 FA 신청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미 지난 2008년 말 FA신청자가 9명 이상일 경우 구단별로 2명의 FA를 영입할 수 있는 제도에 따라 외부 FA 대거 영입을 노리던 LG가 자격유지선수인 최원호 이종열과 FA계약한 전례도 있다. 2차 드래프트가 활성화됐을 경우, 또다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