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석민 해외진출, KIA 동의가 힘든 이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11-08 14:22


2011 프로야구 MVP와 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이 7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2011 프로야구 MVP로 선정된 KIA 윤석민이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11.07/

12일 광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SK와 기아의 4차전 경기가 열렸다. 기아 선발 윤석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1.10.12/

프로입단 7년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KIA 윤석민.

미국진출 여부가 MVP 등극 이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썩 밝지 않다. 구단 입장에서 선뜻 허락하기 힘든 상황이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7일 MVP 선정 직후 인터뷰에서 "아마 KIA에 남게 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KIA가 올겨울 윤석민을 풀어주기 힘든 이유? 두가지가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목표와 선동열 신임감독이다. 사실상 두가지 요소는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에이스의 잔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IA의 내부방침은 해외진출 불가

윤석민은 포스트시즌 후 운영팀을 통해 "(해외진출 가능 여부에 대한) 구단 의향을 확인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사실상 첫 공식 요청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후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했다.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면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KIA는 내부적으로 올겨울만큼은 윤석민의 해외진출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한 상황. 구단과 새 사령탑 선동열 감독의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다. 선 감독은 취임 후 "KIA의 우승을 위해서는 윤석민이 꼭 필요한 선수"라고 구단측에 의사표시를 했다.

KIA는 서로 납득할만한 방향으로의 정리를 모색하고 있다. 행여 올시즌 팀을 위해 헌신한 에이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선동열 감독과 면담을 통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선동열 감독은 이미 비공식적으로 윤석민의 잔류를 희망한 터라 오키나와 회동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의 마음과 대안은?


윤석민도 구단의 동의 가능성이 희박함을 잘 안다. 다만 오랫동안 품어온 목표와 도전이 '행여나 빠른 시일 내에 올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남겨놓았을 뿐이다. 빠른 결론이 지금의 윤석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해외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윤석민은 "중간지점에서 좋게 풀려가기를 바랄 뿐이다. KIA를 무조건 버리고 가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라며 구단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어 "나의 해외진출 이야기가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이 안나갔으면 했다"며 팀 워크를 생각하는 성숙함도 보였다.

윤석민에게 최선은 올겨울 해외진출이다. 하지만 최소 1년 KIA 잔류는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차선은 된다. 스스로도 "투수출신 감독님을 처음 모시게됐다. 게다가 선동열 감독님은 '국보'이시잖느냐.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실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보탤 것 없어보이는 현재 모습보다 더 강력한 투수로 최고무대인 메이저리그 정벌에 나설 수도 있으니 마냥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다. 여기에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더욱 홀가분한 마음으로 구단에 부탁할 수 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윤석민은 8년차다. 여전히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구단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적어도 올시즌 보다 가능성은 분명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7년차 해외진출 자격, 그 오해와 진실

이 시점에서 윤석민의 해외진출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규정을 살펴보자. '해외진출선수 자격'을 규정한 한국야구위원회 야구규약 103조 2항에는 '7시즌(FA 자격취득 기준에 의거)에 도달한 선수는 구단의 요청에 의해 총재는 해외진출을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도 내년 시즌을 마치면 7시즌에 도달해 더욱 주목받는 조항이다.

FA 제도와는 달리 이 규약이 만들어지게 된 취지는 선수 권리가 아닌 구단의 의무를 규정하기 위함이었다. FA 신분이 아니니 흔히 쓰이는 '7년차 FA'는 잘못된 용어다.

이 제도는 특급선수에 대한 구단의 무분별한 해외 매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소 7년을 보유해야 해외에 팔 수 있다'는 최소 보유기간에 대한 구단의 의무를 명시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구단이 돈을 받고 선수를 넘길 의향이 없다면 원천적으로 논의 자체가 될 수가 없다. 선수 본인이나 에이전트들이 재정이 넉넉한 구단의 동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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