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전 오릭스)는 자존심이 강하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은퇴는 한국에서 하고 싶다"는 말을 늘 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한화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현역 마지막 생활은 고향팀에서 뛰면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자신감이다. 일본에선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엔 외국인 선수 제한 출전에 발이 묶였다. 햄스트링 부상 회복 이후에도 박찬호가 2군에만 머물렀던 이유는 1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잘 해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2군 경기에 등판했을 때 구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 내년이면 박찬호도 한국나이로 40세다.
박찬호는 예전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 "지도자를 경험하고 나아가선 스포츠 행정가를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먼저 전수한 뒤 시간이 흘러서는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를 위해 활동하는 행정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 박찬호는 '해외파'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킬 필요성을 느끼는 듯 하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게 박찬호의 생각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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