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호가 한국 은퇴를 고집하는 이유는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1-04 14:56


박찬호(전 오릭스)는 자존심이 강하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이자 동양인 투수 최다인 124승을 메이저리그에서 거뒀다. 올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이적하며 미국에 이어 일본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 뒤 오릭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본인은 한국행을 원하고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묶여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찬호의 명성과 활약을 고려하면 한국에 들어올때만큼은 '레드카펫'을 기대할 법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박찬호 입장에선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을 찾아 KBO 구본능 총재를 비롯한 야구 관계자들에게 한국행을 강력하게 원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박찬호가 한국행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은퇴는 한국에서 하고 싶다"는 말을 늘 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한화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현역 마지막 생활은 고향팀에서 뛰면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자신감이다. 일본에선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엔 외국인 선수 제한 출전에 발이 묶였다. 햄스트링 부상 회복 이후에도 박찬호가 2군에만 머물렀던 이유는 1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잘 해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2군 경기에 등판했을 때 구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 내년이면 박찬호도 한국나이로 40세다.

또다른 이유는 바로 박찬호의 꿈이다.

박찬호는 예전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 "지도자를 경험하고 나아가선 스포츠 행정가를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먼저 전수한 뒤 시간이 흘러서는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를 위해 활동하는 행정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 박찬호는 '해외파'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킬 필요성을 느끼는 듯 하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게 박찬호의 생각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박찬호가 한국에서 현역 은퇴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