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2월 결혼' 전준우 덕에 사돈 맺은 롯데-SK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03 14:48


◇전준우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가며 치열한 사투를 벌였던 롯데와 SK. 그렇게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눴던 양팀이 이제는 손을 맞잡게 됐다. 롯데 전준우가 SK 김바위 원정 기록원의 딸과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오는 12월 10일 부산에서 2세 연상의 회사원 김미경씨(27)와 결혼식을 올린다. 공교롭게도 김씨는 태평양에서 현역선수 생활을 한 김 기록원의 딸. 김 기록원은 프로원년인 82년 MBC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청보, 태평양에서 활약하다 91 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바위라는 특이한 이름 때문에 많은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스타다.

전준우는 어떻게 김 기록원의 딸인 미경씨와 결혼에 골인하게 됐을까. 전준우는 "대학교 4학년 때 소개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첫 눈에 반했다. 하지만 야구계 대선배님의 딸인지는 전혀 몰랐었다"며 "만난지 한참 지나서야 '아버지가 SK에 계신다'는 말을 하더라. 처음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장인이 선수출신이라 아무래도 부담이 됐을 수 밖에 없다. 전준우는 "솔직히 그런 점도 없지 않았지만 이미 예비신부를 사랑해버린 후였다. 어쩔 수 없었다"며 웃었다.


◇김바위 SK 원정 기록원
전준우는 김씨와 미래를 함께하기로 약속하며 자연스럽게 '예비 장인어른'인 김 기록원과도 자주 만났다. 김 기록원은 시즌을 치르느라 힘든 예비사위를 위해 맛있는 밥을 사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준우도 김 기록원을 장인어른이 아닌 아버지라고 부르며 믿고 따랐다. 전준우는 "슬럼프에 빠질 것 같으면 어떻게 알고 전화를 주신다. 정말 많은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김 기록원은 야구선수 사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기록원은 "딸이 사귀는 친구라고 하길래 주위에 물어보니 매우 성실하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다리가 부러지지 않는 한 선수는 뛰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그런데 준우가 이번 시즌 부상으로 다리가 퉁퉁 부은 상황에서도 전경기에 출전하더라. 매우 마음에 들었다"며 흡족해했다.

여기서 생긴 궁금증 하나. 과연 두 사람이 각각의 소속팀의 전력이나 경기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했다. 엄연히 각자의 팀의 우승을 위해야 하는 처지에 정보를 노출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야구에 관한 얘기는 한번도 해주신 적이 없다. 정신적인 조언이 전부였다"고 했다.

전준우는 "아무래도 아버지가 선수출신이시다 보니 예비신부가 야구선수인 나를 너무 잘 이해해주고 도와준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며 "예비신부 뿐 아니라 멋진 장인과도 가족의 연을 맺게 돼 행운이다"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