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이만수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날인 1일 정식 감독이 됐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감독 대행체제로 가는 건 대부분 팀 성적이 크게 떨어졌을 경우다. 주전의 부상이나 전력 불균형으로 이미 성적이 하락한 가운데 감독대행이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올시즌까지 30년간 감독대행들은 총 1575경기에서 647승 42무 886패의 성적을 거뒀다. 승률이 4할2푼2리에 그쳤다.
이만수 감독은 대행으로 치른 정규시즌 40경기서 19승3무18패를 거두며 승률 5할 이상을 해 3위를 지켰고,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5년째 팀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이 갑작스럽게 퇴진한 후 팬들의 격앙된 여론을 이끌고 얻은 성적표라는 점이 플러스요인이 됐다.
대행으로서 성적이 좋았지만 감독으로 승격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구단의 운영방향과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더 능력이 검증된 감독이나 젊은 감독으로의 세대교체 등에 떠밀리기도 했다.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6월 14일 7위인 상태에서 김경문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후 38승38패로 5할 승률을 거두며 팀을 5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세대교체 바람에 밀리고 말았다. 반면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항상 희망을 말하는 밝은 성격과 화끈한 퍼포먼스 등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며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였고 이는 SK가 추구하는 스포테인먼트와도 맞아떨어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