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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사례로 본 감독대행딱지 떼는 법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1-02 15:46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20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도중 덕아웃에서 환호하는 모습.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SK 이만수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날인 1일 정식 감독이 됐다.

대행 딱지를 떼고 정식 감독이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절반 이상은 대행에서 끝난다. 이제껏 프로야구에서 감독대행이 선임된 것은 총 29차례였고, 이 가운데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것은 이만수 감독을 포함해 14차례였다. 그 비율은 48%로 채 절반이 되지 않는다.

우선 성적을 확실하게 내면 감독으로 승격이 될 수 있다. KIA의 유남호 감독이 그런 경우다. 2004년 김성한 감독 지휘하에 KIA는 기대와 달리 전반기 41승43패로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구단은 결국 김 감독을 경질하고 유남호 감독대행체제로 운영했다. 유 대행은 후반기에 26승1무18패(승률 0.591)의 놀라운 성적으로 4위에 올라 2005년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감독 대행체제로 가는 건 대부분 팀 성적이 크게 떨어졌을 경우다. 주전의 부상이나 전력 불균형으로 이미 성적이 하락한 가운데 감독대행이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올시즌까지 30년간 감독대행들은 총 1575경기에서 647승 42무 886패의 성적을 거뒀다. 승률이 4할2푼2리에 그쳤다.

이만수 감독은 대행으로 치른 정규시즌 40경기서 19승3무18패를 거두며 승률 5할 이상을 해 3위를 지켰고,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5년째 팀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이 갑작스럽게 퇴진한 후 팬들의 격앙된 여론을 이끌고 얻은 성적표라는 점이 플러스요인이 됐다.

대행으로서 성적이 좋았지만 감독으로 승격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구단의 운영방향과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더 능력이 검증된 감독이나 젊은 감독으로의 세대교체 등에 떠밀리기도 했다.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6월 14일 7위인 상태에서 김경문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후 38승38패로 5할 승률을 거두며 팀을 5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세대교체 바람에 밀리고 말았다. 반면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항상 희망을 말하는 밝은 성격과 화끈한 퍼포먼스 등으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며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였고 이는 SK가 추구하는 스포테인먼트와도 맞아떨어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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