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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왜 부진한 걸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10-30 16:02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SK의 경기가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광현이 1회 박석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지난해 김광현은 대단했다. 17승7패, 방어율 2.37.

류현진과 함께 최고의 투수였다. 프로 4시즌 만에 이같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완성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선수다. 부상과 실전감각 부족, 그리고 자신감 결여가 겹치면서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2010년의 복선

1988년생, 그는 아직 23세에 불과하다.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김광현은 부족한 부분을 뛰어난 구위로 메우는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그런 간극이 2010년과 2011년의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냈다.

2007년 3승7패. 그러나 한국시리즈의 맹활약으로 그는 업그레이드됐다. 2008년 16승4패, 방어율 2.39로 한국 최고의 좌완투수 중 하나로 성장했고, 2009년에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 불의의 왼손등 부상으로 재활을 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4월8일 KIA전에 극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서클 체인지업을 장착하는 과정에서 투구밸런스가 흐트러졌고, 구위 역시 뚝 떨어졌다. 결국 5월 '충격의 강진 2군행'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진 김광현은 이후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성적표는 17승7패, 다승 1위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선발로 나서 4⅔이닝 4안타, 3실점.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떨어지면서 옆으로 휘는 명품 슬라이더로 상대를 압도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다인 6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빛나는 성적 속에는 김광현의 딜레마가 있었다. 역동적인 투구동작의 그림자인 컨트롤의 불안으로 인한 기복은 다음 시즌 꼭 보완해야 할 문제였다.

시간이 필요한 김광현

한국시리즈 축하연을 한 뒤 김광현은 안면마비로 쓰러졌다. 재활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키나와 재활캠프에 합류,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그러나 흔들리는 컨트롤은 잡히지 않았다.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고, 구위는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150㎞ 안팎을 유지하던 직구 스피드는 145㎞대로 떨어졌고, 슬라이더 역시 각이 날카롭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SK와 혈전을 치른 롯데 양승호 감독은 "아무래도 기본적인 하체훈련이 잘 되지 않아 구위 자체가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더욱이 김광현은 부담이 심했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플레이오프 1, 5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너무나 중요한 무대에 섰다.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초반, 애매한 볼판정까지 겹쳤다.

확실히 김광현의 위력이 반감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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