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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야구, 정말 맞아?'
25일 현재 올해 포스트시즌은 총 10경기가 펼쳐졌다. SK와 KIA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는 4차전까지 치러졌고, 롯데와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5차전까지 혈전을 펼쳤다. 롯데를 3승2패로 꺾은 SK는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과 만나 0대2로 패했다.
그런데 이렇게 열린 10경기에서 득점은 매우 적었다. 경기 최다 합산득점은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SK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는데, 연장 10회까지 간 이 경기는 SK의 7대6승리로 끝나 양팀은 총 13점을 뽑았다. 이외에는 대부분 합산득점이 10점 미만이었다. 양팀 통틀어 단, 2점만 낸 경기도 3경기(준플레이오프 3차전, 플레이오프 4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나 됐다.
투고타저 현상, 갈수록 심해진다
꼭 점수가 많이 난다고 해서 야구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팽팽한 선발투수 대결에 의한 1점차 승부 경기도 긴장도와 몰입도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은 이런 긴장도 넘치는 경기는 잘 나오지 않았다. 지난 8일 SK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IA선발 윤석민이 완투승을 거둔 것이 그나마 투수의 역투로 인해 흥미로워진 경우다.
이 외의 대다수 경기는 불펜싸움이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타선이 침묵하는 패턴이었다. 올 시즌 내내 프로야구판을 지배했던 '투고타저' 현상이 포스트시즌 들어 더 심각해진 것이다. 원인은 타자들의 체력과 감각이 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크게 저하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시즌 팀 타율 3위(0.269)를 기록한 KIA의 경우 이범호와 김상현 최희섭 등 주전들이 부상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했다. 팀타율 1위 롯데는 주포 이대호가 침묵했다. SK는 뚜렷한 거포가 없는 '조직력'의 팀이라 득점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같은 '투고타저' 현상은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