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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한국시리즈, 선두타자 4사구 막는 게 절대과제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1:31


올해 포스트시즌은 예전과 비교해 한 가지 변화가 느껴진다.

의미 없이 길게 늘어지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4사구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비교해 보면 작년에는 4사구가 경기당 11.9개였는데 올해는 8.5개로 줄었다.

4사구는 과연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한 일본인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4사구는 상대팀에게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 자기 팀 수비수의 리듬까지 나빠질 수 있다. 작전상 나온 고의4구나 과감한 승부를 한 결과 불가피하게 몸에 맞힌 볼을 제외하고 4사구의 영향은 아주 크다."

그럼 4사구 중에서도 제일 나와선 안될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해당 이닝의 선두 타자를 4사구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런 경우 역시 올해 포스트시즌은 게임 당 1.8개로 작년의 2.3개 보다 줄었다. 물론 줄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중요성에는 차이는 없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승자인 SK가 이닝의 선두 타자가 4사구로 출루해 만든 8번의 기회 중 5번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선두타자를 상대로 4사구를 내주면 안된다는 것은 삼성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지난 스프링캠프 때 투수들에게 한 가지 벌금 제도를 만들었다. "선두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주면 벌금을 내야 한다. 투수 이외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선두타자에 대한 볼넷은 꼭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걸 의식시키기 위해 시작했다." 참고로 그로 인해 모였던 벌금은 팀 보조스태프를 위로하는 목적으로 이용됐다.

25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가 시작된다. 선두타자가 4사구를 얻으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SK 타자들과 그에 대한 병폐를 누구보다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 삼성 투수조의 대결이다. 그런 곳에 초점을 맞춰서 한국시리즈를 보는 것도 특이한 관전 요령 중 하나가 아닐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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