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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제는 핑계가 안통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0-21 12:19


KIA 투타의 '전설'이 왕림했다.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21일 광주구장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그들의 명성 앞에서는 그 어떤 선수도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는 매사에 '전력'으로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어떤 핑계나 게으름도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KIA에서는 어떤 선수도 '투수 선동열'이나 '야수 이순철' 만큼의 명성을 쌓은 이가 없는 까닭이다.

올 시즌 KIA 선수들은 유난히 많은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주전들이 라인업을 지키지 못했다. 팀내 최고연봉을 받는 최희섭의 경우 허리디스크 증세로 인해 컨디션 저하를 호소하며 고작 70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았던 조범현 전임감독은 이렇게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선수들을 최대한 배려하며 쉬게 해줬다. 페넌트레이스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같은 배려는 결국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즌 막판 긴 휴식을 보낸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여전히 무기력하기만 했다. 그래서 조 전 감독이 만약 팀의 간판선수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할 수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이순철 수석 체제에서는 어떤 간판선수라도 감독과 수석코치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다. 8~90년대 KIA의 전신인 해태를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이끈 두 레전드 스타가 주는 위압감이나 카리스마는 조 전 감독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 KIA 관계자는 "두 분의 말에 따르지 않을 선수는 아마 없을 것이다. 만약 의견이 안 맞더라도 함부로 항명이나 태업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고 전망했다.

이어 "조 전 감독 시절에는 선수와 감독의 트러블이 생길 경우 팬 여론은 이유를 막론하고 선수편을 들었다. 그만큼 감독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지역 출신 최고스타들이 코칭스태프 수장으로 오면서 팬 여론이 엄청나게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그래서 선수들도 더욱 긴장을 하게 됐다. 핑계같은 것은 안 통하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긴장구도는 KIA에는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시즌 후반기 무기력한 추락세와 준플레이오프에서의 1승 뒤 3연패 탈락으로 인해 팀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름값이나 과거 명성등을 내세우면서 열심히 하지 않는 일부 선수들은 설 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KIA의 변화는 벌써부터 시작됐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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