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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휴식' 장원준 호투 속에 숨겨진 비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20 21:33


2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장원준이 SK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지난 16일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6개의 공을 던졌던 롯데 장원준. 양승호 감독이 19일 3차전 패배후 4차전 등판을 예고했을 때 일부에서는 걱정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지만 3일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위나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 문제를 드러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KIA 에이스 윤석민이 3일 휴식 후 선발로 나와 무너진 사례가 있어 그의 등판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더욱 펄펄 날았다. 장원준이 인상적인 역투로 선발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장원준은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4회말 1사 1루 상황서 선발 부첵을 구원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총 52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을 5개나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SK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양 감독은 에이스 장원준 카드를 꺼내들었고 장원준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3일 휴식 후 등판한 장원준의 호투, 그 속에는 비밀이 하나 숨어있었다. 선발투수들은 정규시즌 중 로테이션 중간에 사이드피칭을 실시한다.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6일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2일, 혹은 3일 후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이다. 투수들의 공을 받는 불펜포수 조성원은 "원준이형은 신기한게 하나 있다. 사이드피칭 때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선발로 실전 경기에 등판할 때보다 구위가 더 좋다고 느낀적도 많다. 본인도 사이드피칭 때마다 유독 몸이 가볍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3일 휴식 후 등판이 오히려 장원준에게는 리듬상 호재가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경기를 지켜본 롯데 표성대 전력분석원은 "1차전 때와 공의 위력이 별반 다르지 않다. 구속도 잘 나오고 오히려 더욱 집중을 해서 그런지 제구는 훨씬 안정적"이라며 "특히 오늘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이 좋았다. 휴식 기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적장 이만수 감독대행도 "1차전보다 오늘 훨씬 좋은 공을 던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장원준은 경기 후 "1차전에서 너무 긴장해 근육이 뭉쳐있었는데 오늘 경기를 앞두고 치료를 잘 받아 컨디션이 좋았다"며 "1차전보다 긴장이 덜 돼 공이 더 좋았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장원준이 또 하나 기뻐할 이유가 있었다. 이날 승리가 바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이었다. 장원준은 이에 대해 "지난 3년 간 너무 안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려 아쉬웠다. 그래서 오늘은 꼭 팀 승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섰다. 팀도 이기고 포스트시즌 첫 승도 해 기쁨이 두 배"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마지막으로 "5차전에서도 팀이 필요로 한다면 마운드에 올라 던지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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