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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SK' 롯데, 부산 합숙 이어진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16 08:45


롯데 선수단이 SK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투수들이 일렬로 서서 수비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정신무장부터 제대로 하고 있다. 부산 홈에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1, 2차전 도중에도 합숙을 이어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롯데 선수단은 16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14일 저녁 부산 시내의 한 호텔에서 합숙을 시작했다. 양승호 감독은 "사실 시작은 선수단 전체 합숙이 아니었다. 상동(2군구장)에서 숙소 생활을 하며 출퇴근하는 젊은 선수들의 훈련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이 선수들만 소집하려 했는데 고참 선수들이 '우리도 동참하겠다'며 발벗고 나서더라"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홈경기에서는 각자의 집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보통. 하지만 합숙생활로 경기 전 단합된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선수들의 결정이었다.

여기에 1차전이 열리는 16일까지 합숙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선수단은 내친 김에 2차전이 끝날 때까지 합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1차전은 낮 경기이고 2차전은 저녁 경기이기 때문에 그 사이 충분히 개인적인 일을 볼 시간이 되지만 이마저도 반납하겠다는 뜻이었다. 주장 홍성흔은 "혼자 사는 젊은 선수들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밥을 제대로 못챙겨 먹는 등 자기관리에 부실할 수 있다. 자녀가 있는 유부남 선수들도 집에 가면 아무래도 편하게 쉬기 힘든 점이 있다"며 "로이스터 감독님이 계실 때는 한 번도 없던 일이다. 올해는 감독님을 비롯해 구단에서 특히 더 선수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성흔은 합숙의 효과에 대해 "큰 경기에서는 팀이 하나로 뭉치는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같이 먹고, 자고, 이동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팀이 단합되는 효과가 있다"며 "선수들도 모두 이번 합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 전 선수들이 지인들에게 표를 전달하는 것도 자제시킨다는 계획이다. 즉, 경기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는 무엇이라도 없애겠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일단 큰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단의 분위기는 엄숙하고 차분하다. 과연 이런 롯데의 노력이 실제 경기에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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