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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SBS 해설위원도 현역 시절 막판에 KIA 윤석민에게 호되게 당했다.
양준혁 위원은 지난해 9월 현역 은퇴경기를 가졌다. 그에게 질문했다. "현역 시절 양 위원도 윤석민의 슬라이더에 많이 당했던 기억이 있는가."
약간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양준혁 위원은 "나는 현역 시절 때 석민이 공을 잘 쳤다. 석민이의 슬라이더 역시 나에겐 안 통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이 말한 건 서클체인지업이다. 실제 양 위원은 2007년에는 윤석민에게 6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는데, 2008년에는 14타수 1안타로 타율 7푼1리에 그쳤다. 2009년에는 4타수 1안타였고 지난해에는 상대 성적이 없었다.
KIA쪽에 확인해보니 윤석민이 서클체인지업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건 3,4년 전부터였다. 윤석민이 서클체인지업을 장착한 건 당연히 왼손타자 상대를 위해서였을 것이다. 왼손타자의 바깥으로 흘러나가며 가라앉는 구질이기 때문이다.
설명이 이어졌다. 양 위원은 "솔직히 말하면 예전 석민이의 슬라이더는 지금처럼 팍팍 구석으로 박히지 않았다. 조금 밋밋했기 때문에 특히 왼손타자인 나에겐 몸쪽으로 말려들어오는 눈에 보이는 구질이었다. 직구 타이밍으로 휘두르면 걸렸다. 그래서 잘 쳤다"고 말했다. 지금의 고속 슬라이더와 그때의 슬라이더는 한눈에 보기에도 위력이 다르다는 의미였다.
결국 양준혁 위원 역시 윤석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셈이다. 양 위원은 계속해서 "그래도 한때는 내 밥이었는데…"라며 웃었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