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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전문 요원이기 때문에 규정타석(412타석)에 크게 못미치는 164타석을 소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물론 팀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었던 한 시즌이었다.
특히 이양기는 시즌 막판에 4번 타자 등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도 타진받았다. 이 역시 팀내 최고의 대타로 닦아놓은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양기는 키 1m85, 몸무게 88kg의 훌륭한 하드웨어를 갖추고도 장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대화 감독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이양기는 "대타 전문이다 보니 장타 욕심은 커녕 볼을 맞히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스스로를 진단했다.
내년에는 만년 백업 요원이 아니라 주전자리도 차지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장타를 원하는 한 감독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이양기는 그동안 대타라는 이유로 스윙폭을 줄이는데 치중했지만 이번 겨울 훈련동안 스윙도 다소 과감하게 바꿔 볼 생각이다.
올시즌 사용했던 방망이도 모조리 바꿀 생각이다. 이양기는 그동안 체격에 비해 다소 가벼운 860g짜리 배트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방망이 무게를 좀 더 늘리면 자신의 거포 스타일 타격도 살릴 수 있고 장타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양기는 감독의 지적사항을 충실하게 개선해나가는 것만이 자신이 살 길임을 잘 알고 있다.
이양기는 "언제까지 대타 선수로 뛰는 것에 안주할 수 없지 않은가. 장타자로서 가능성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일찌감치 시즌을 끝냈지만 이양기는 이미 다음시즌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