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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타전문 이양기 "장타자로 변신하겠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09 14:42


지난달 25일 롯데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환호하는 한화 이양기(왼쪽). 스포츠조선 DB


한화의 백업 외야수 이양기(30)에게 2011시즌은 뜻깊은 한해였다.

93경기에 출전해 평균 2할7푼9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9년차인 그가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것은 처음이고, 이렇게 높은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대타 전문 요원이기 때문에 규정타석(412타석)에 크게 못미치는 164타석을 소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물론 팀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었던 한 시즌이었다.

특히 이양기는 시즌 막판에 4번 타자 등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도 타진받았다. 이 역시 팀내 최고의 대타로 닦아놓은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그가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새출발을 선언하고 나섰다. 장타자로의 변신이다.

이양기는 키 1m85, 몸무게 88kg의 훌륭한 하드웨어를 갖추고도 장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대화 감독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이양기는 "대타 전문이다 보니 장타 욕심은 커녕 볼을 맞히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스스로를 진단했다.


내년에는 만년 백업 요원이 아니라 주전자리도 차지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장타를 원하는 한 감독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이양기는 그동안 대타라는 이유로 스윙폭을 줄이는데 치중했지만 이번 겨울 훈련동안 스윙도 다소 과감하게 바꿔 볼 생각이다.

올시즌 사용했던 방망이도 모조리 바꿀 생각이다. 이양기는 그동안 체격에 비해 다소 가벼운 860g짜리 배트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방망이 무게를 좀 더 늘리면 자신의 거포 스타일 타격도 살릴 수 있고 장타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양기는 감독의 지적사항을 충실하게 개선해나가는 것만이 자신이 살 길임을 잘 알고 있다.

이양기는 "언제까지 대타 선수로 뛰는 것에 안주할 수 없지 않은가. 장타자로서 가능성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일찌감치 시즌을 끝냈지만 이양기는 이미 다음시즌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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