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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내년 내야 구멍 어떻게 메우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06 14:29


올시즌 LG 내야의 핵심이었던 박경수의 군입대 이후, LG 내야진은 어떻게 구성될까. 유격수 박경수-2루수 서동욱의 콤비플레이 모습. 스포츠조선DB

최근 LG의 경기를 보면, LG가 갖고 있는 고민을 알 수 있다. 바로 내야수비다.

LG는 박경수-오지환 키스톤콤비로 개막전을 치렀다. 박경수는 올시즌 LG 내야의 핵심이었다.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다 최근 2루수로 고정됐던 그다. 하지만 시즌 전 캠프 때부터 유격수 훈련을 병행했다. 왼손투수가 선발 등판할 때 우투좌타인 오지환을 빼는 '내야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함이었다. 백업 2루수로는 김태완이 낙점됐다.

하지만 오지환이 한달 만에 왼 손등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내야 유틸리티 요원 김태완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결국 대수비 요원이던 윤진호의 출전 시간이 늘었고, 박경수는 전보다 더 자주 포지션을 변경했다. 윤진호의 타격이 약하기에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지만, 한 경기에서 유격수-2루수-유격수로 계속해서 이동하는 일도 있었다. 멀티플레이어 서동욱이 2루수 글러브를 끼는 날도 늘어만 갔다.

잦은 수비 이동은 결국 내야 수비 자멸을 불러왔다. 2루수와 유격수는 타구를 잡은 뒤 1루를 향한 몸의 방향부터가 다르다. 2루수의 경우 측면으로 던지기에 오버핸드가 아닌 사이드암스로할 경우가 많고, 역모션으로 송구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박경수는 잦은 이동 탓에 실책이 많았다. 삼성 김상수와 롯데 황재균(22개)에 이어 실책 3위(17개). 게다가 박경수는 군입대로 둘보다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박경수가 없는 내년이 더 큰 문제다. 오지환은 지난해 연봉 수직 상승을 이끈 패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는 아직 안정되지 못했고, 타석에서도 무기력하게 삼진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김태완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 맹타를 휘둘렀지만, 고질적인 장딴지 부상을 안고 있다. 서동욱은 전문 2루수가 아니다. 믿음직스러운 야수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출전 시간이 늘어난 신인급 선수들도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윤진호 백창수 정병곤은 아직 유망주에 불과하다. 윤진호는 올시즌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방망이 실력이 부족하다. 74경기서 85타수 14안타로 타율은 1할6푼5리에 불과하다. 오지환보다 안정된 수비를 갖고 있지만, 보다 빠른 판단력이 필요해 보인다. 백창수는 외야로 타구를 보낼 줄 아는 선수다. 공을 맞히는 데는 능하지만, 노림수를 갖고 타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유격수보다는 2루수와 3루수에 적합하다. 올시즌 입단한 정병곤은 민첩한 몸놀림을 가졌지만, 부족한 경험이 문제다. 대졸이긴 하지만 프로에서 보다 많은 경기 경험이 필요하다.

박경수가 없는 내야에 윤진호 백창수 정병곤을 전력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오지환 역시 주전 유격수다운 모습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LG는 올시즌도 추운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감독직에 대한 말이 많아지는 등 안팎으로 잡음이 늘고 있다. 내년은 LG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간지 10년이 되는 해다. 겨울 재정비가 절실한 이유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LG 오지환은 좀더 주전 유격수다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경기도중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놓치는 모습. 홍찬일기자hongi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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