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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상 후 27일 만의 복귀 KIA 김상현, 기적? 혹은 무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8-26 13:56


2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KIA 김상현이 볼넷을 얻어내고 있다. 부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추락의 가속도가 커지고 있는 KIA를 살리기 위해 장거리 대표 김상현이 돌아왔다.

지난 7월29일 광주 넥센전에서 상대 투수 김상수의 투구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움푹 함몰됐던 김상현은 25일 부산 롯데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사고 이후 불과 27일 만이다. 4주에서 딱 하루가 모자랐던 시간. 김상현은 이 짧은 기간에 부상→수술→재활의 과정을 모두 소화해냈다. 당시 김상현을 수술한 의료진은 재활까지 6주가 걸린다고 전망했었다. 그러나 김상현은 예상기간보다 2주나 빨리 돌아왔다. '기적을 일으켰다'라고 할 수도 있고, '무리한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김상현의 '27일만의 복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경이적인 회복력과 강한 책임감, 기적을 빚어내다.

김상현은 부상 다음날인 7월30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움푹 꺼진 광대뼈를 제자리에 맞추는 수술을 받았다. 뼈가 여러조각으로 부러지면 핀을 고정하는 등의 복잡한 수술이 필요했는데, 김상현은 가라앉은 부위만 살짝 들어올리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덕분에 수술 후 치료기간도 짧았고, 후유증도 적을 수 있었다.

그래도 재활까지는 최소 6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들어올린 뼈조각이 단단히 붙고, 붓기가 빠지고, 체력을 회복해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기간을 모두 합해서 6주다. 그러나 김상현의 회복력은 놀라웠다. 수술 후 3주가 지나자 방망이를 잡고, 2군 경기에 바로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게다가 김상현의 강한 책임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2009년 LG에서 이적한 뒤 최고 거포로 변신한 김상현에게 KIA는 '인생역전의 무대'를 제공한 팀이다. 당연히 팀에 대한 책임감이 강할 수 밖에 없다. 8월 중순 이후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팀을 보며 김상현은 복귀 시기를 스스로 앞당겼다. 지난해에도 왼쪽 무릎 수술(5월11일) 이후 불과 30일 만에 1군 경기에 복귀한 바 있다. 결국 김상현의 '27일만의 복귀'는 타고난 회복력에 강한 책임감이 빚어낸 '기적'으로 볼 수 있다.

무리한 복귀, '데미지'는 결국 돌아온다.

그러나 김상현의 '기적'같은 빠른 복귀를 마냥 반가워할 수도 없다. 분명히 계획을 앞당긴 복귀다. 김상현 스스로도 "아직 뼈가 덜 붙은 부위가 있고, 뛸 때 머리가 울리는 증상도 약간 남아있다"고 말했다. 팀이 걱정돼 빨리 오긴 했는데, 그렇다고 제 몫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29일 경기에서 김상현은 볼넷 2개를 얻어내며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6회와 8회, 2번의 아웃은 모두 내야땅볼이었다. 선구안은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으나 타석에서의 스윙이 아직은 제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다 추가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 김상현은 추가 부상을 우려해 시야방해의 단점도 있는 '검투사 헬멧'을 착용했는데, 100% 부상을 막아낼 수는 없다. 또 정상컨디션이 아니다보니 다른 부위를 다칠 수도 있다. 이 경우 KIA의 데미지는 더 엄청나다. 현 시점에서의 부상은 결국 포스트시즌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까닭이다. 그런면에서 김상현의 빠른 복귀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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