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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그때는] OB 김태형, "내 몸은 언제나 만신창이였다"

김재현 기자

기사입력 2011-08-01 08:53


1995년 7월로 기억된다. 취재를 마치고 잠실구장을 나서던 기자는 반쯤 열린 OB 라커룸 문틈 사이로 김태형을 발견하고는 가던 걸음이 저절로 멈춰졌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OB 베어스 안방을 책임지고 있던 김태형(두산 배터리코치)은 경기 후 샤워를 마친 상태였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드러난 그의 널찍한 등은 온통 검붉은 부항자국으로 가득했다. 맨 살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급하게 카메라를 챙긴 기자는 양해를 구하고 그의 충격적인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갑작스런 카메라 세례에 쑥스러워 하던 김태형이 말했다. "경기 내내 긴장된 상태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목부터 허리까지 안 아픈 데가 없어요. 거기다 전력을 다해 뛰어 들어오는 주자와 정면으로 부딪히는데 몸이 성할 리가 있겠어요? 안 아픈 게 이상한거죠." 자리를 털고 일어난 김태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라커룸을 나섰다.

bass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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