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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롱릴리프가 없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07-27 11:37


롯데 고원준이 26일 부산 SK전서 1회초 안치용에게 홈런을 맞은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롯데는 롱릴리프가 없다시피해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승리를 따내기가 쉽지 않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롯데는 후반기를 시작했지만 전반기와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 보강되는 전력도 없어 현재의 전력으로 4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양승호 감독의 머리는 여전히 아프다. 4위 LG가 전반기 막판 넥센에 3연패하며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에 대한 문제는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고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롱릴리프다. 최근 김사율이 뒷문을 어느정도 지켜주고 있지만 롱릴리프에 대한 답은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도 얻지 못했다.

선발이 일찍 내려갈 경우 필승조까지 연결해줄 연결 고리가 없다. 선발이 조기 강판될 때 롱릴리프가 잘던져 마운드를 안정시킨 뒤 타선이 받쳐주면서 승리를 이끄는 모습은 롯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롯데는 선발이 5이닝 이전에 강판된 20경기서 2승18패의 성적으로 승률이 1할에 불과하다. 즉 선발이 일찍 내려가는 것은 패배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반기 첫 경기인 26일 부산 SK전이 그랬다. 선발 고원준이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5이닝을 막아냈고, 2-4로 뒤진 6회초 1사 1루서 내려갔지만 이후 등판한 배장호가 연속 안타로 2점을 내줬고, 이후에 올라온 진명호와 김명성 역시 홈런을 내주며 2대11로 대패했다.

그렇다보니 롯데는 선발이 6이닝 이상 막아주면서 타선이 터지는 것 외엔 승리 공식이 없다. 타선이 상대 마운드에 막힌 상태에서 선발이 초반 점수를 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팀 분위기가 다운된다.

양 감독은 "후반기에도 선발이 잘해줘야 한다. 5이닝도 아닌 최소 6이닝 이상을 버텨줘야 이길 수 있는 기반이 세워진다"고 했다. 26일 SK전을 앞두고 "후반기는 크리스 부첵과 이재곤이 키플레이어"라고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급 에이스가 없는 롯데로선 5명의 선발이 꾸준하게 던져줘야 하는데 선발 한자리가 빈다면 불안한 후반기를 할 수 밖에 없고 그 여파가 선수단 전체에 미칠 수 있다.

선발은 무조건 잘던져야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고, 타자들 역시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야한다는 짐을 지고 그라운드에 나설 수 밖에 없다. 타선이 잘 터져 분위기가 상승세일땐 이 부담이 크지 않지만 타선이 하락세를 탈 땐 선수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풀 수 없는 불펜의 약점을 강점인 타선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롯데의 후반기 성적을 좌우할 키포인트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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