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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천취소가 싫지만은 않은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7-17 12:02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4강 진출을 위한 승부수를 후반기에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행이 지난 15일 잠실 넥센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직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두산은 16일 잠실 넥센전이 또다시 우천으로 취소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휴식을 취했다.

이날 현재 두산은 SK(72경기) 다음으로 적은 73경기를 치렀다. 전반기(17~21일)에 4경기가 남았고, 후반기엔 56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늦어도 10월초까지 페넌트레이스를 끝내야 한다고 보면, 두산은 후반기 더블헤더 또는 월요일 경기 등 빡빡한 일정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김광수 감독대행은 경기 취소를 마냥 꺼리지만은 않는다. 지난 6월14일 지휘봉을 잡은 후 10승6패로 승승장구한 김 대행은 '전반기 팀분위기 안정, 후반기 승부'를 노선으로 잡고 있다. 김 대행이 전반기에 다소 여유있게 레이스를 펼치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쉬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 6월 중순까지 불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두산은 김 대행 이후 마운드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무리 정재훈이 어깨 부상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노경은과 김강률 등 신예 셋업맨들과 이혜천과 이현승 등 좌완 불펜이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에는 힘을 비축하면서 분위기를 잡고, 후반기에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노림수다.

또 하나, 후반기에는 부상 선수들이 대거 복귀해 완벽한 전력을 가지고 레이스를 치를 수 있다. 주포 김동주, 내야의 핵 손시헌, 마무리 정재훈, 외야수 임재철이 후반기 복귀를 노리고 있다. 발목 부상중인 김동주는 1군에 그대로 남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 전반기 막판 복귀도 가능하다. 갈비뼈 부상이 길어지고 있는 손시헌과 어깨 부상중인 정재훈은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재활중이다.

여기에 선발 로테이션도 안정감 있게 돌아가고 있어, 전반기에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취소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두산에게 마냥 걱정거리만은 아니다.

지금부터 취소 경기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두산은 전반기 4경기에 이어 후반기 7월 6경기, 8월 26경기, 9월 24경기를 남겨놓게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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