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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왕손 바티스타, 제2의 가르시아된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7-10 12:28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와 바티스타가 손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직접 대보고 있다. 대전=최만식 기자

야구판에 '제2의 가르시아'가 탄생할 조짐이다.

한화의 신입 용병 투수 데니 바티스타(31)가 주인공이다.

오넬리의 대체 용병으로 최근 영입된 바티스타는 요즘 한화 구단에서 늘 주목받는 선수다.

새로 들어온 '뉴페이스'니까 시선을 끄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한화가 4강의 꿈을 버리지 않고 희망의 카드로 영입한 선수다.

이런 가운데 일단 한국적응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바티스타는 지난 6, 7일 LG전 2경기에 실험삼아 등판했을 때 ⅔이닝 2안타 2탈삼진 2실점이었다.

하지만 9일 넥센전에서는 7-5로 앞선 9회초 구원 등판해 화끈한 마무리 솜씨를 보여줬다. 1이닝 동안 고작 10개의 공으로 탈진 2개와 플라이를 잡아내며 퍼펙트로 막았다.

큰 키(1m98)에서 뿌려지는 직구의 위력이 비디오 분석으로 확인한 것보다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윤동균 KBO(한국야구위원회) 경기운영위원장도 "대단한 '물건' 나왔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도 "바티스타의 위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여기에 바티스타가 또다른 화제를 낳는 게 있다. '왕손'이다. 한화 덕아웃에서는 선수들이 바티스타의 손에 자신의 손을 갖다대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지난 6일 바티스타가 한화 선수단에 처음 합류했을 때에도 TV 중계 카메라에 정민철 투수 코치와 바티스타가 손을 재보는 코믹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코치는 국내 야구선수 가운데 가장 큰 손을 보유한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호프잔을 쥐면 일반 맥주 글래스를 잡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한다.

한데 정 코치도 꼬리를 내릴 정도라면 바티스타의 손이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일까.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가 바티스타의 손과 비교해 보더니 약간 작은 것으로 나오자 멋쩍은 듯 웃고 있다. 대전=최만식 기자
한화 구단 프런트와 함께 호기심 해결 작업에 들어갔다. 정 코치의 손과 직접 대보니 눈 대중으로 보더라도 손가락 반 마디 정도는 길었다.

줄자를 동원해 직접 측정해봤다. 중지 끝에서 손바닥 아래 손목 경계지점까지를 기준으로 했다. 정 코치는 22㎝였다. 바티스타는 이 보다 1㎝ 긴 23㎝로 나왔다.

바티스타는 중지 길이만 10㎝에 달했다. 농구공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도 남을 정도다. 보통 일반 성인의 손크기가 평균 18∼20㎝인 점을 감안하면 대형 사이즈임에 틀림없다.

일단 '왕손' 정 코치를 이긴 게 확실하다. 그럼 농구선수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손이라고 하면 커다란 농구공을 쥐락펴락하는 농구선수 만한 게 없다.

손이 크기로 유명한 국내 최장신(2m21) 하승진(KCC)이 비교 대상이다. KCC 구단에 확인한 결과 하승진의 손길이는 23.5㎝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5㎜ 차이였다.

농구공을 한 손으로 쥐려면 길이가 21.5㎝ 정도만 돼도 가능하다. 바티스타는 농구선수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왕손' 보유자라는 사실은 확실해진 것이다.

바티스타와 가르시아는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 적응 과정을 보면 가르시아는 입단 초반 롯데와의 3연전(6월 10∼12일)에서 숨고르기를 하다가 이후 연속 홈런 릴레이로 돌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야왕님', '백세주', '방망이 격파' '쿵푸 세리머니' 등 경기 외적으로도 화제를 일으키며 한화의 인기몰이를 주도했다.

바티스타도 초반 2경기 시차적응 과정에서 그저 그랬는가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마무리 본색을 드러냄과 동시에 '왕손' 화제로 야구계를 평정하기 시작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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