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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의 변신은 무죄다.
입단 첫 날부터 프리배팅을 4백개나 쳐대고, 특타 훈련에 빠짐없이 참가하는 등 '연습벌레'라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
20g만 줄여도 민감할 수 있는 방망이를 90g이나 줄이고도 변함없이 홈런을 쳐낸 가르시아가 새 방망에 적응한 비결은 뭘까.
방망이만 바꾼데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훈련 비법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방망이 교체 훈련법이다. 가르시아는 28일 SK전에서 가벼운 방망이를 갖고 프리배팅 훈련을 하다가 적잖이 애를 먹었다. 갑자기 가벼워진 까닭에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이다.
이후 가르시아는 배팅훈련때 방망이를 종전의 1030g짜리로 바꿨다. 당초 의도는 단순했다. 배트 보호를 위해서다.
가벼운 배트는 소재도 약간 소프트하기 때문에 프리배팅으로 많은 볼을 치면 볼의 실밥이 묻어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면 배트가 남아날 도리가 없겠다 싶어 단단한 소재로 만든 중량 배트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외의 효과를 거뒀다. 훈련때 무거운 배트로 몸을 푼 뒤 실전에서 가벼운 것으로 바꾸면 배트를 다루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것이다. 볼을 맞히는 임팩트 지점도 앞쪽 가져오기 쉬워질 수 있다. 타자들이 대기타석에서 배트에 링을 꽂아 무게감을 느끼며 몸을 푸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골프 선수들도 헤드 무게감을 느끼기 위해 아이언 2개를 한꺼번에 쥐고 스윙을 한 뒤 샷을 하면 비거리와 정확도 증대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국내 타자들도 상당수가 훈련때 무거운 방망을 사용한다. 가르시아가 이번에 방망이 교체 훈련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가르시아는 이 훈련법을 사용한 뒤 30일 SK전에서 스리런포 2개를 작렬시켰고, 그것도 모두 당겨치며 배트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했다.
타격의 대가 한대화 감독도 이같은 훈련에 대한 효과를 인정했다. 한 감독은 "훈련때 무거운 배트로 손의 감각을 유지했다가 가벼운 방망이를 잡으면 타격 밸런스를 높일 수 있는데 선수들이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