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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롯데전에서 컴백 데뷔전을 치른 이후 18일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을 3개나 쳤다.
그것도 역전 만루포-쐐기 만루포-연장 역전 끝내기 스리런포를 3경기 연속으로 터뜨렸다. 8경기 동안 걷어올린 타점은 모두 15개. KIA 나지완의 14타점을 제치고 같은 기간 타점랭킹 1위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았다. 가르시아가 잘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훈련 앞에는 장사가 없다
예습, 복습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어찌 우등생이 안되겠는가. 한대화 감독은 가르시아를 볼 때마다 흡족하게 웃으며 던지는 말이 있다. "좀 적당하게 하라는데 지가 자꾸 더 치겠다고 저러네. 힘이 남아도는 가봐" '연습벌레'로 변신한 가르시아가 너무 기특한 것이다. 12일 롯데전을 끝낸 뒤 대전으로 돌아오자마자 특타조를 자원한 가르시아는 14일 KIA전부터 '30분 먼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 경기장에 일찍 나와 배팅 훈련을 하는 습관을 들였다. 배팅 훈련을 마친 뒤에는 셔틀런으로 러닝 훈련을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오죽하면 한 감독이 "너무 조급하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여유있게 해도 된다"고 말리기까지 했을까. 경기가 끝난 뒤에도 웨이트장으로 달려가기 바쁘다. 스트레칭을 잘해놔냐 다음 날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화 선수들도 대부분 훈련으로 시작해 훈련으로 끝내는 일상를 거친다. 하지만 그 열의에서 만큼은 가르시아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르시아에게도 가족의 힘!
한화 구단 프런트들은 19일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가르시아의 아내 데니스 가르시아(27)때문이다. 임신 8개월의 데니스는 13일 새벽 남편 뒤따라 한국에 들어와 대전 아파트 숙소에서 가르시아를 뒷바라지 하는 중이다. 당초 20일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1∼2주 정도 더 머물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자 박수를 친 것이다. 데니스가 가르시아 뿐 아니라 한화에게는 승리의 여신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당초의 아내의 한국행을 만류했다. 만삭의 몸이라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둘째 아이를 가진 아내가 자꾸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미국에서 한화와 입단 계약을 한 뒤 막상 한국으로 곧장 가야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어린 첫 딸과 만삭의 아내때문에 많은 걱정을 했단다. 그런 아내가 익숙한 부산이면 몰라도 생소한 대전에서 새출발하는 남편을 돕겠다며 곧바로 따라오자 가르시아의 표정부터가 달라졌다. 아내를 곁에 두고 나서 특타에 나서는 등 훈련에 더 열성을 보이고, 홈런을 친 뒤 아내에게 던지는 입맞춤 세리머니도 빼놓지 않는다. 한화 구단은 "가르시아가 롯데 시절에도 가정적이기로 소문났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 앞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더욱 분발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또 걱정이다. "가르시아 아내가 만삭만 아니라면 시즌 내내 함께 있었을 텐데…."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