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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어깨를 가진 친구야."
KIA-두산전을 앞둔 8일 광주구장. '로페즈가 야구를 하면서 한번도 어깨가 아픈적이 없다'는 취재진의 말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로페즈의 꾸준함을 칭찬했다.
하지만 결과는 극과극이었다. 로페즈는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시즌 9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반면, 페르난도는 6이닝 8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2군에서 복귀한 뒤 첫 선발 등판이었던 페르난도로선 무척 중요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두배.
결과 차이는 바로 볼카운트 싸움에서 갈렸다.
로페즈는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이른 카운트에서 적극적 승부를 펼쳤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의식적으로 잡아내며 타자를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아넣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몰린 두산 타자들은 유인구에 배트를 내밀 수 밖에 없었다. 공격적 투구를 알고 있는 두산 타자들은 3구 이내에 공격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로페즈로서는 투구수를 아끼며 롱런할 수 있었다. '이닝 이터'란 수식어 답게 늘 해오던 패턴 그대로였다. 7이닝 동안 투구수는 109개에 불과했다. 탈삼진이 2개 뿐이었지만 볼넷도 단 1개 뿐이었다. 철저히 이른 카운트에서 맞춰 잡는 투구에 집중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정반대였다. 초반 쓸데 없는 볼이 많았다. 유인구로서의 가치가 없을 정도로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컸다. 1회부터 2연속 4사구로 출발한 페르난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스스로 직구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2회 김선빈에게 내준 2타점짜리 싹쓸이 2루타는 1-3의 볼카운트에서 143km 직구를 얻어맞은 결과였다. 3회 실점의 시발점이 됐던 선두 김상현에게도 1-3에서 149km 바깥쪽 직구를 넣다 우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페르난도가 두산의 선발 한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같은 용병 투수인 로페즈의 적극적 볼카운트 싸움 요령을 배워야 할 것 같다. 한국 야구 적응을 포기하기에는 구위가 아까운 투수이기 때문이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