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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핫포커스] 두산 김선우 불펜으로 나선 날

노경열 기자

기사입력 2011-06-03 22:14


2011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3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선우가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킨 후 포수 최승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두산 선발투수 김선우가 올시즌 처음으로 불펜 경험을 했다. 3일 잠실 삼성전에서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7회초에 무사 만루 위기가 닥치자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발 이용찬을 내리고 김선우를 긴급 투입했다. 선발투수의 불펜 투입은 정상적인 로테이션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선발, 중간, 마무리의 개념이 약해진 SK에서나 자주 볼 법한 장면. 하지만 김선우의 불펜 투입은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2일 인천 SK전에서 경기 막판 김선우로 하여금 불펜에서 몸을 풀도록 했다. "마무리로 나선 정재훈이 사흘 연속 던진 적이 없기 때문에 만약 구위가 불안하면 김선우로 교체할 예정이었다"는 것이 김 감독이 밝힌 이유였다. 그리고 김선우는 바로 다음날인 3일 전격적으로 경기 중간에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 등판 삼성전에서만 3번째. 결과는 좋지 않아.

김선우의 불펜등판은 삼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날까지 김선우가 불펜으로 등판한 것은 국내무대 데뷔 후 네번째다. 그 중 2008년 5월31일 KIA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삼성전이었다. 그리고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2008년 7월27일 잠실 삼성전이 연장 12회까지 진행되며 투수가 모두 소진되자 김 감독은 김선우를 일곱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패전. 같은 해 9월28일 역시 잠실 삼성전에서 2⅓이닝 3실점(비자책)의 기록을 남겼다. 비자책이긴 했지만 주자를 모두 들여보낸만큼 호투라고는 평가하기 힘들었다.

이날도 실점은 했다. 무사 만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등판한 김선우는 삼성 6번타자 조영훈에게 우전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고 이어진 무사 만루서 7번 신명철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긴 했지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허용했다. 9회초 조영훈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1점차로 승리를 잘 지켜 세이브를 거뒀다.

선발과 불펜의 등판 상황 차이 있어.

분명 실점은 했지만 이 불펜투구로 현재 선발투수로서 김선우가 가진 능력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 등판하는 상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선발은 보통 불펜투수들보다 다양한 구종을 장착하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게임운영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불펜은 주로 주자가 이미 나가있는 위기상황에 등판해 그 이닝을 틀어막는 것이 주임무다. 중간계투 요원이 갑자기 선발로 전환해 긴 이닝을 잘 운영해 나가는 것도 힘들지만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서 초구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해 던져야 하는 상황은 선발투수만 해왔던 투수 입장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가 없는 상황. 이를 증명하듯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선우는 네 타자를 상대로 1안타만 허용하고 가볍게 이닝을 끝내 마치 1회초를 마친 듯한 느낌을 보였다.

감독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보직이 결정되면 쉽사리 그 역할을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두산이 힘든 시기를 보내며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이상 김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이 김선우 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한편 비로 경기가 취소되거나 해서 로테이션상 등판간격이 길어질 경우 선발투수는 컨디션 조절 차원이나 불펜피칭을 대신해 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잠실=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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