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보다도 수비가 훨씬 기분 좋았다."
한화 최진행은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앞서나간 홈런경쟁자 롯데 이대호와 삼성 최형우를 추격하는 한 방이자 그날 경기의 승부에 쐐기를 박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하지만 이날 최진행에게 홈런보다 더 기뻤던 활약이 있었다. 7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배영섭의 잘 맞은 타구를 추격해 잡아냈기 때문이다. 만루상황이었고 타자가 배영섭인만큼 약간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상황인만큼 담장근처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따라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수비 하나로 최진행은 팀승리를 지킴과 동시에 홈런 때보다 더 큰 박수를 팬들로부터 받았다.
다음날인 2일 한대화 감독 역시 홈런보다 이 수비를 더 칭찬했다. 그동안 타격에 비해 좌익수비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었기 때문이다. 최진행도 기분좋은 미소를 연신 보였다. "홈런보다 수비가 훨씬 기분 좋았다"고 밝힌 최진행은 "5-2로 앞선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주자가 모두 들어간다고 생각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잡고 나서 '됐다'라며 펜스를 한번 툭 쳤다"며 활짝 웃었다. 장기인 홈런과 함께 수비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최진행. 올시즌 한화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대전=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