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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종범, 주키치 몸쪽 공 버린 게 효과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6-01 21:54


LG와 KIA의 2011 프로야구 경기가 1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6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이종범이 볼이 홈까지 중계되는 사이 2루까지 진루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6.01


KIA 이종범(41)이 가장 최근에 선발로 출전한 경기는 지난 5월25일 목동 넥센전이었다. 이후 대타, 대주자로 경기에 나왔다. 전날도 이종범은 8회 대주자로 뛴 게 고작이었다.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KIA 조범현 감독은 라인업 제출 시간이 가까워 올 때까지 고민했다. 상대 선발은 왼손 투수 주키치. 올시즌 첫 만남이다. 최종적으로 우익수 자리에 이종범을 적었다. 타순은 9번. 이날 '주키치 킬러'는 바로 최고참 이종범이었다.

데이터는 잊어라

이종범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1할3푼6리로 약했다. 처음 상대하는 주키치에게 당할 가능성도 많았다. 하지만 이종범은 첫 타석부터 적극적으로 덤벼들었다. 1,2회 KIA 타자들은 주키치를 상대로 단 한개의 안타도 뽑지 못했다. 3회에도 이종범에 앞서 두 명의 타자는 범타로 물러났다. 2사 이후 이종범은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종범의 첫 안타가 갖는 의미는 컸다. 주키치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로 체인지업을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주키치는 의외로 다혈질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하위 타자에게 안타를 맞자 다음 타자들과 성급한 승부를 했다. 게다가 힘을 앞세운 직구로 승부하려고 했다. 이종범에 이어 이용규가 2루타를 쳐 2사 2,3루에서 2번 김선빈은 주키치의 직구를 노려쳐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종범은 5회 두번째 타석에선 첫 타자로 나와 볼카운트 1-2에서 직구를 밀어쳐 2루타를 뽑았다.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을 가볍게 툭 밀어쳐 안타를 만들었다. 6회 세번째 타석에서 만들어낸 안타 역시 직구를 노려쳤다. 이종범의 첫 안타로 주키치는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고집했고, KIA 타자들의 노림수는 편해졌다.

몸쪽 공은 잊어라

경기 후 이종범은 주키치 공략법을 밝혔다. 그는 "주키치가 몸쪽 승부를 잘 하기 때문에 몸쪽 공은 커트한다는 생각을 하고 바깥쪽과 체인지업만 노렸다"며 "바깥쪽만 노리고 있으면 몸쪽 공은 커트가 가능하다. 첫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받아쳤고, 이후엔 바깥쪽으로 직구를 쳐 안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이날 올시즌 12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마지막 선발 출전도 1주일전이었다. 고참인데다 경기에 자주 빠지게 되면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야구천재' 이종범은 그만의 생존법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구질을 공략하기 보다는 상대 투수의 투구를 분석해 단순한 노림수로 공략하는 방법이었다.


잠실=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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