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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임창용 무너뜨린 일본의 LG 요코하마, 향후 행보는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04-18 10:29


"올해는 뭔가 다르다."

한-일 야구계에서 동시에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에선 LG, 일본에선 요코하마를 두고 하는 소리다.

몇 년 동안 침체가 계속된 LG는 18일 현재 13경기에서 8승5패로 2위다. 요코하마는 6경기서 3승1무2패로 공동 1위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요코하마는 아직 6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온다.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도 같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16일의 야쿠르트-요코하마전. 이 경기는 야쿠르트가 7회까지 6-2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끈기를 보인 요코하마는 8회에 3점을 올려 6-5로 1점차까지 압박한다. 그리고 9회초 임창용이 올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점 뒤진 요코하마 타선은 임창용에게 집념을 보였다. 요코하마의 덕아웃에선 선수들이 마치 포스트시즌 처럼 모두 일어나서 응원을 보냈다. 마침내 요코하마는 9회 2사 1,3루에서 1점을 올려 6-6 동점을 만들었다. 9회말 야쿠르트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규정에 따라 무승부가 됐다. 야쿠르트는 결국 시즌 첫 승을 또 미뤄야 했다.

"시즌 첫 등판였고 긴장감이 있었지요. 요코하마 타자들은 작년과 다르고 힘이 있었어요." 블론세이브로 시즌을 연 임창용의 말이었다. 여기서 힘이란 단순히 타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요코하마의 승리에 대한 집념을 뜻했다. 그러나 유독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임창용인지라 그렇게 간단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대지진에 의해 18일 늦어진 시즌 개막. 거기다 개막 이후 4일간 등판하지 못해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임창용은 "그 영향은 전혀 없다"고 필자의 걱정을 일축했다.

임창용의 명예 회복 기회는 바로 다음날 찾아왔다. 17일 요코하마전, 4-0으로 야쿠르트가 리드한 9회말이었다. 세이브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야쿠르트는 마운드에 임창용을 내보냈다. 요코하마는 3번타자부터 시작하는 공격. 요코하마 클린업트리오는 모두 타율 3할 이상으로 호조였다. 비록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쯤 되면 임창용의 전투의욕이 불타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창용은 3번 슬레지를 3구 삼진, 다음 타자 무라타를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순식간에 투아웃을 잡았다. 이어 5번 하퍼도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에 2루수 땅볼로 잡아 경기를 끝냈다. 불과 공9개로 1이닝을 막았다.


이 경기에서 요코하마는 야쿠르트 선발 마스부치에 8회까지 1안타로 막히고, 마지막 9회에는 임창용에게 꼼짝 못하고 눌려 그 전까지 듣던 "요코하마가 예전과 다르다"던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한편 야쿠르트는 시즌 5번째 경기인 이날 첫 승을 거뒀다.

"올해 우리 팀 투수진이 약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등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임창용. 향후 야쿠르트가 다시 상승세를 타려면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3년 연속 최하위팀 요코하마에게만은 져서는 안될 일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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