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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송선미가 가슴 아픈 고민을 털어놨다.
앞서 송선미의 남편은 2017년 불법적으로 재산을 빼앗긴 할아버지를 돕던 중 사촌 동생의 살인 교사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안긴 바 있다.
아빠의 사건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아빠의 부재는 알고 있다는 송선미의 딸. 이에 오은영은 "아빠의 부재를 처음에 어떻게 인지시켜줬냐"고 물었고, 송선미는 "당시 딸이 3세였다. 그래서 우주여행을 갔다고 얘기했고, 4~5세가 되면서 '아빠 대체 언제 와'라고 얘기를 계속하더라. 6세가 됐을 때는 아빠가 있는 친구들을 굉장히 부러워했고, 7세가 된 지금은 아빠의 부재를 그냥 인정하기 시작한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며칠 전에 어린이집에 갈 때 데려다주는데 '내가 편지를 놀이터에 붙여놓으면 바람이 하늘나라로 가져다줄까'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그렇겠지'라고 얘기했는데 시간이 지나 곱씹어 보니까 아빠가 굉장히 많이 그립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오은영의 말에 눈시울을 붉힌 송선미는 "제일 힘들었던 게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라고 하면 내가 해줄 말이 없는 거다. '나도 너무 보고 싶어' 이 얘기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느껴질 때 가장 힘들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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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미는 한때는 딸에게 '아빠'라는 인간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친구 아빠들과 함께 만나는 시간을 가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끼리 함께 경복궁에 놀러 가게 됐고, 잘 놀던 딸이 갑자기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돌아가는데 딸이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며 울었다는 것. 송선미는 "그때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안아주고 업어주고 그랬다. 그러고 나서 굳이 아빠라는 존재를 보여줄 필요까지는 없겠다고 싶었다. 얘는 아빠라는 존재와 부재를 알고 있는데 굳이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자극이 되니까 일부러 만들어줄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여러 아빠가 같이 가는 모임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딸을 위해 외국으로 가거나 아빠 사건을 접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날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는 송선미. 그는 "하지만 내가 신도 아닌데 막는 건 한계가 있지 않냐. 어떤 부분이라도 빈틈이 생길 수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지 하다가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오은영은 "아이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마음의 부분은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보고 싶은 거다. 이 그리움은 같이 그리워하는 사람과 나눠야 한다. 나누려면 굉장히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게 가정 내의 비밀을 갖는 거다. 그게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이어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모르는 것처럼 하는 비밀을 갖게 됐을 때 아이는 마음에 있는 가장 깊은 감정을 가까운 사람에게 터놓지 못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헷갈리게 된다. '난 아빠가 그리워서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야기를 안 하고 지내게 되면 아이 마음속에 혼란이 온다. 이건 정말 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아이 연령에 맞게끔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7세만 되더라도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진실되고 솔직하고 진정성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떤 아이들한테는 모호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도움이 안 될 때도 있다. 또는 아빠의 부재를 너무 미화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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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을 가지게 될까 걱정하는 송선미의 고민에 대해 오은영은 "인간은 다 선하지 않다고 얘기해줘야 한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있다고 말해줘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소수 있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상대방이 아무리 잘 대해주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나도 그런 사람 만나면 어떡하냐'고 불안해하면 이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정확하게 얘기를 해주는 게 좋을 거 같다"며 아이가 자랐을 때 사건의 판결문과 사건의 개요를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아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정확하게 법적으로 판결이 나온 건 송선미와 딸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송선미는 이날 남편을 떠나보낸 후 '애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나는 그런 게 좀 느린 거 같다. 현실적으로는 남편이 떠났다는 걸 아는데 마음에서 받아들이는 게 2~3년 정도 걸린 거 같다. 낮에는 바쁘고, 웃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도 밤에 잘 때는 꿈에서 남편을 너무 그리워한다. 난 남편 바라보는데 남편은 다른 곳을 본다든지, 만나야 하는데 만나지지 않는다든지. 그런 걸 3~4년 했던 거 같고 이제는 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2~3년 연애하고, 부부로 12년을 같이 살았다. 그러다 보니까 남편에 대해서 많이 알고, 내가 어떻게 살면 남편이 좋아할지 너무 눈에 보여서 슬퍼하는 건 안 하고 싶더라. 슬픔에 빠져 사는 건 안 하고 싶고, 딸하고 인생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감히 든다"고 밝혔다.
남편이 떠난 후 자신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송선미는 "다시 태어난 거 같다. 그런 일을 겪기 전에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았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나만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애정 같은 것도 느껴지고 지금 이 나이에 세상을 막 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설레기도 하다. 그로 인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기분도 들고, 앞으로 딸과 살아갈 인생에 대한 기대도 된다"고 전했다.
오은영은 지난 2017년 송선미가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 수상 후 밝힌 소감을 언급했다. 당시 송선미는 개인의 아픔을 넘어 딸에게 정의로운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는 수상소감을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은영은 "이제 송선미의 행보가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인간으로서 많이 단단해져 가는 거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건 아마 먼저 떠나신 남편분이 자주 했던 말일 거다. 선미야, 너 잘하고 있어. 걱정하지 마. 너는 너의 길을 잘 가고 있어"라며 송선미의 마음을 위로했다. 결국 송선미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끝으로 오은영은 "오늘 이렇게 꿋꿋하게 이 자리 지켰어도 내일은 힘든 시간 올 수도 있다. 다만 힘들 때는 힘들어해도 된다. 그러나 송선미라는 나무의 뿌리가 뿌리째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피폐해지지 않을 정도로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충분히 그렇게 잘하고 있다"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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