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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금연] 흡연은 뇌의 니코틴 중독 '질환'…1년 성공시 장기 금연 가능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1-09 09:42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10일 가까이 지났다.

연초가 되면 운동과 다이어트 등 많은 것들을 다짐하기 마련.

이 가운데 매년 반복적으로 목표를 세우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금연'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7개 시도의 평균 6개월 금연 성공률은 약 38% 수준에 그친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의 도움으로 흡연의 폐해와 금연 계획 실천 방법 등을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흡연자 수명, 남성 13.2년·여성 14.5년 단축…폐암 발생 최고 80배 증가

담배 연기와 직접 닿는 폐는 담배에 가장 취약한 장기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있다. COPD는 돌이킬 수 없이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는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담배를 피우거나 유해가스 노출, 실내외 대기 오염, 폐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기며 흡연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다. 폐암 역시 흡연이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이다.


최천웅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80배 가량 증가하며, 간접흡연에 노출돼도 폐암 발생 위험이 1.2~2배 높아진다. 특히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서 담배까지 피우면 폐암 발병 가능성이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 연기 속에 들어 있는 4000여 종의 독성화학 물질은 호흡기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모든 장기를 좀먹는다. 최근 유명인들의 투병으로 많이 알려진 췌장암과 구강암은 담배가 확실한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발암물질이 대사되어 신장을 거쳐 방광에 모였다가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신장암과 방광암도 유발한다. 뇌졸중에 따른 사망 위험이 2~4배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으며, 건선(피부질환)·백내장·난청·충치·골다공증·위궤양·임신부의 유산·남성의 정자 문제·버거씨병(팔과 다리에 혈액순환이 안 돼 결국 절단하는 난치병) 등 수많은 질환을 부른다. 남성 흡연자는 13.2년, 여성은 14.5년 수명이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가 니코틴에 중독되는 '질환'…몸에서 빠지는데 최소 6개월

많은 사람이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흡연이 뇌가 담배의 니코틴에 중독되는 '뇌질환'이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 속의 니코틴 성분과 함께 독성물질이 폐에 진입한다. 담배 한 개비에 1~2%의 니코틴이 함유돼 있다면 2~3㎎의 니코틴이 우리 몸에 흡입되는 셈이다. 폐를 거친 니코틴은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 뇌의 쾌락 중추까지 미친다. 니코틴을 흡입해 뇌의 쾌락 중추까지 가는 시간은 7초에 불과하다. 쾌락 중추에는 니코틴이 달라붙을 수 있는 니코틴 수용체가 있는데, 수용체에 니코틴이 결합하면 즐거움과 쾌락을 주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평소 즐거움을 느끼면 뇌에서 분비되는데, 술·담배·마약 등 약물의 영향으로도 분비된다. 문제는 약물로 분비되는 도파민양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맛있는 음식, 화목한 가정, 연애, 성관계 등으로 분비되는 도파민으로는 쾌감을 못 느끼게 된다. 특히 흡연 양이 많고 기간이 길수록 수용체 수가 점차 늘어 더 많은 양의 니코틴이 필요하다. 금연해도 니코틴 수용체 숫자가 흡연 전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다

1년간 금연 성공하면 장기간 금연 가능…식·생활습관 개선도 필요

흡연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담배를 끊는 것밖에 없다. 흡연자가 1년간 단 한 개비의 담배도 태우지 않으면 일단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1년간 금연한 사람의 80~90%는 장기간 금연을 이어간다.

금연 전문가들은 만약 금연을 시작할 날짜를 정했다면 보름~한 달 전부터 금연을 준비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무작정 금연에 도전하면 신체적·심리적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해 대부분 금연에 실패한다는 것.

금연을 미리 준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금연 치료제'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임상연구결과에 따르면, 치료제 사용시 금연 성공률은 30~40%에 이른다.

금연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로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라인'이 있다. 치료제는 도파민 분비를 늘려 니코틴 보충 없이 기분을 좋게 해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니코틴 성분을 함유한 패치나 껌·사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금연을 결심했다면 우선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 정도만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특히 금연일이 정해지면 본인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고 금연을 지지해줄 서포터를 영입하는 차원에서 가족과 회사 동료에게 금연 시작을 선포해 '입소문'을 내면 좋다.

'흡연일지'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흡연한 시간, 누구와 어디서 흡연했는지, 흡연 욕구가 높은 때가 언제인지 파악하면 흡연 위험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다.

식·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자극적인 음식, 과식, 고지방식, 카페인 등을 섭취한 후 흡연 욕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미국암연구협회는 최소 1주일에 두 번 정도 충분한 양의 야채를 먹으면 담배와 관련된 독소 성분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금연을 위해 과도한 음주 역시 피해야 한다. 술자리가 있다면 음주량을 정해놓고 '계획 음주'를 하는 게 좋으며 회식 자리에선 흡연자와 멀리 떨어져 앉는게 도움이 된다.



흡연은 폐 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금연은 만만치 않은 게 현실. 전문가들은 금연에 앞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가 환자에게 흡연이 미치는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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