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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시간이 있습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즐겁게 뛰면서, 우리를 알아가고, 배려를 배우고,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꿈을 키워가는 시간. 우리들이 만들어야 한 진정한 '학교체육 시간'입니다.
자~, 우리들의 '심쿵' 체육시간,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편집자주>
"(이)지영아, 자신 있게 던져!"
수온주가 영하를 향해 달려가던 11월의 어느 날. 체육관에 모인 길음중 농구부 여학생들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1학년은 드리블로 기본기를 연마했고, 2학년은 슈팅 훈련에 몰두하며 감각을 익혔다. 3학년은 경기에서 활용할 패턴 연습에 집중했다. 프로 못지않은 매서운 농구 열정이었다.
아이들의 모습에 이두희 교장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확실히 활달해졌어요. 자신감도 얻었고요. 특히 여자 아이들은 아주 적극적으로 변했죠. 매우 밝고 긍정적이 됐어요"라고 칭찬했다.
노력은 실력과 비례했다. 길음중 농구부 여학생들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3대3 코리안 투어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고등학생은 물론, 프로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 거둔 값진 성과다. 분위기를 제대로 탄 아이들은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도 우승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들이 두 손으로 수확한 값진 결실. 하지만 아이들이 품에 안은 것은 단지 우승컵만이 아니다. 노력의 결실도 알게 됐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아침 7시30분부터 8시30분, 오후에는 3시30분부터 1시간 30분 정도 체력 훈련을 합니다. 이 생활이 몸에 익어서 그런지 주말에도 늦잠을 자지 않죠.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우승을 했어요. 사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이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노력의 결과를 알게 된 거죠"라고 설명했다.
출발은 미약했다. 그저 호기심에 시작했을 뿐이었다. (김)민서는 "오빠가 농구부에요. 하는 것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가입하게 됐어요. 아, 혼자 하기는 어색해서 친구를 데리고 왔죠" 호호 웃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이)가원이는 "1학년 때 잘하지 못해서 의기소침했어요. 그때 선생님께서 '1학년이 잘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씀 주셨죠.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주변의 격려, 그리고 어느 순간 눈을 뜬 농구의 즐거움 덕분에 아이들은 더욱 농구에 몰입한다. 하루 두 차례 진행하는 훈련도 거뜬하게 버텨낸다. 방학 때도 쉬지 않는다. 일찌감치 일어나 체육관에 모인다. 어느새 아이들에게 '농구퍼스트'는 일상이 된 셈이다.
농구하는 소녀들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농구를 통해 또 다른 꿈을 꾼다. '주장' (박)세영이는 "농구부 활동을 통해서 추억도 쌓고, 협동심도 얻게 됐어요. 무엇보다 저 자신도 잘 알지 못했던 저의 특기를 찾았어요. 이를 바탕으로 진로도 정했죠. 저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오경태 교사는 아이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다. 오 교사는 "학교에 'G(길음) 리그'가 있어요.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체육 활동이죠. 다양한 종목이 리그제로 운영되는데, 그 가운데 농구도 있어요. 농구부 아이들은 G리그에서 심판 또는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단순히 코트 위에서 농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1시간 30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무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값진 일과다. 그야말로 아이들이 '심쿵'하는 특별한 시간인 것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