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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상반기 극장가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오른 '곤지암'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한국 호러 공포 영화에 새지평을 열겠다는 자신감. 극장가에 다시금 호러 공포 열풍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이러듯 실제 장소를 모티브로 한 '곤지암'은 첫 공포 연출작인 '기담'(07)을 통해 한국 공포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정범식 감독의 차기작으로 첫 티저 예고편이 공개될 당시 6시간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올해 개봉될 공포 영화 중 가장 큰 화제작이다.
이날 정범식 감독은 "지금은 전 세계 적으로 호러 영화 열풍이 불고 있고 한국영화 역시 그런 열풍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국내 관객은 한국 공포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호러 영화를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다. '곤지암'에 대한 관심도가 젊은 관객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티저 예고편 6시간 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있을줄 몰랐다"며 "모두가 관심 있는 호러 콘텐츠를 어떻게 가공해서 만들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많은 자료, 영상이 있다. 예전에 버려진 폐허이나 지금 보면 많이 정리가 된 공간들이 많다. 영화적으로 가공하기엔 너무 단순하고 밋밋했다. 곤지암 정신병원이라는 장소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들을 만들었다. 가상으로 버려진, 사연과 공포로 물든 공간을 찾아 해맸다. 부산 영도에 있는 해사고라는 폐고가 있었는데 그곳을 미술적으로 세팅해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험형 공포물이기 때문에 기성 배우를 캐스팅하면 그 인물이 실제 가지고 있는 과거와 아우라를 투영하게 된다. 현실적인 몰입도를 높이는데는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능숙하고 테크닉적인 것들은 실제감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생생하고 날 것같은 연기를 원해 신인 배우를 발굴하게 됐다. 촬영하면서 연기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날 것의 연기를 한다는 것은 베테랑 배우들도 힘들어 한다. 그런데 이 배우들은 정말 잘해냈고 많이 배웠다. 촬영 후반에는 알아서 카메라 줌, 아웃을 하더라. 촬영감독이 캐스팅하고 싶어할 정도였다"고 웃었다.
또한 정범식 감독은 공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운드에 대해 "획일한 된 사운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현장음을 통해 전해지는 공포를 위해 과감하게 사운드를 지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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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날 프로젝트 발표회에서는 최근 '곤지암'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앞서 실제 존재하는 장소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 소재로 한 '곤지암'은 광주시와 병원 소유주로부터 '곤지암이란 지역을 공포 체험장소로 오인, 우범지역으로 전락한다면 지역주민들의 정신·물질적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개봉 전 제목 변경을 요청했다. 또한 병원 소유주는 무단으로 병원 부지와 건물에서 허가 없이 촬영했다며 영화 제작사인 하이브 미디어코프와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진행 및 서울중앙지법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병원 소유주는 "곤지암 정신병원은 엄연한 사유 재산이지만 '곤지암' 측이 무단으로 침입해 영화를 촬영한 것도 모자라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대한민국 3대 흉가'라는 문구로 홍보해 허위 정보를 퍼트렸고 이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범식 감독은 "지자체와 제작사 쪽은 이 일에 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그는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우리도 시나리오 단계에서 우려했던 부분이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곤지암 정신병원 이야기가 정말 사실이라면 영화로 만들어기 전 뉴스에서 방송이 됐을 것이다. 우리는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지 실제 장소와 연관은 없다.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다. 영화로만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곤지암'은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이 가세했고 '탈출'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등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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