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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 말 한국 프로야구에 FA(프리 에이전트) 제도된 후 18년이 흘렀다. 선수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자유로운 선수 영입을 통해 구단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면에서 FA 제도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FA 제도의 맹점이 여럿 있다. 그 중 하나가 터무니없이 큰 '계약금' 문제다.
메이저리그에서 이처럼 사이닝 보너스의 비중을 크게 잡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계약 이후 해당 선수의 활약도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 만약 사이닝 보너스를 크게 잡았는데, 선수가 부상이나 슬럼프로 계약 기간 내내 부진하다면 돈을 허공에 날리는 꼴이 된다. 그래서 연봉이나 옵션 비중을 늘려 FA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대신 사이닝 보너스의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KBO리그의 FA 제도에서는 계약금의 의미가 완전히 변질돼 있다. 그래서 총액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 kt 위즈가 13일 FA 황재균과 4년-88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계약금이 무려 44억원이다. 총액의 50%나 된다. 다른 FA 계약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LG 트윈스는 4년-95억원에 FA 차우찬을 잡았는데, 계약금으로 55억원을 줬다. 총액 대비 무려 58% 가까이 된다. FA 계약시 계약금의 비중을 엄청나게 높인 게 KBO리그 FA 제도의 트렌드로 굳어진 지 오래다.
결국 이런 꼼수들이 KBO리그 FA 제도를 비합리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효과에 비해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FA 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런 꼼수들이 우선 사라져야 한다. KBO 차원에서 제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포츠 1팀 기자 wman@sportschosun.com
◇역대 FA 총액 Top 10 계약금 비율
=연도=이름=소속=총액=계약금=비율=
2016=이대호=롯데=4년-150억원=미공개(50억원 추정)=33.3%(추정치)
2016=최형우=KIA=4년-100억원=40억원=40%
2015=박석민=NC=4년-96억원=56억원=58.3%
2016=차우찬=LG=4년-95억원=55억원=57.9%
2015=윤석민=KIA=4년-90억원=40억원=44.4%
2017=황재균=kt=4년-88억원=44억원=50%
2014=최 정=SK=4년-86억원=42억원=48.8%
2016=김광현=SK=4년-85억원=32억원=37.6%
2015=김태균=한화=4년-84억원=20억원=23.8%
2015=정우람=한화=4년-84억원=36억원=42.9%
2014=장원준=두산=4년-84억원=40억원=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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