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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일병, 정말 큰일을 해냈네." "네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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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는 올해 초 국군체육부대 입대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동메달은 유승민 IOC선수위원(2007년 자그레브 대회) 이후 무려 10년만의 쾌거다. 2003년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파리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은메달을 획득한 '깎신' 주세혁의 길을 이어받았다. 남자복식에선 '영혼의 파트너' 정영식(25·미래에셋대우)과 함께 동메달을 따냈다. 이상수는 남자 단식 복식에서 동시에 동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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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의 시련이 약이 됐다. 단체전 4강에 올랐지만 3-4위전에서 아쉽게 동메달을 놓쳤다. '입대'가 확정됐다. 본인의 탁구를 재정립하고, 주위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 메달은 못 땄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고 했다. 이상수는 "입대 후 오히려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환경도 좋다. 훈련에만 집중하게 됐다. 군인답게 정신적으로도 강해졌다"고 했다. "군대에서의 일상은 긴장의 연속이다. 오히려 시합이 더 편하다. 경기를 하면서 더 신중해지는 면도 있다"고 했다.
표창장을 받은 후 첫 대회인 ITTF 일본오픈에서도 선전했다. 16강에서 '중국 에이스' 린가오위안을 꺾었다. 8강에선 일본 톱랭커 미즈타니 준에게 듀스 대접전 끝에 3대4 로 패했다. 무기력하게 패했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한치도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기력으로 확실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장호 국군체육부대 정훈실장은 '일병' 이상수의 쾌거를 '무공'이라 칭했다. "무조건 공격!"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군인정신이 살아 있는 '무공'이라는 단어가 '일병' 이상수와 어울린다"며 웃었다.
'무공 일병' 이상수는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비중국인 선수였다. '만리장성 삼총사' 마롱, 판젠동, 쉬신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오성홍기 사이에 태극기가 펄럭였다. "군인 신분으로 태극기를 독일 하늘에 올리게 돼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오성홍기가 나란히 걸린 탓에 거수경례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무공 일병 '이상수는 의미심장한 약속을 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뛰는 동안, 꼭 한번 시상대에 다시 올라가겠습니다." 이 일병의 시선이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을 향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