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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조진호 감독 "소매치기 잡은 빠른 발로 수원FC 잡겠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4-06 17:5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상주 김도엽이 1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유럽파 돌풍엔 군인정신으로 맞선다. 상주 상무의 결연한 다짐이다.

상주는 9일 오후 2시 홈 구장으로 수원FC를 불러들여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를 치른다.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다 올 시즌 다시 클래식으로 올라온 '새내기 아닌 새내기' 상주와 창단 이래 처음으로 클래식에 데뷔한 수원FC의 '새내기 더비'다.

상주는 지난달 13일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 승리 이후 2경기 연속 패했다. 경기 내용은 알찼지만, 상대가 워낙 강했다. 2라운드에서 막강 화력의 FC서울을 만났고, 3라운드에선 수원 삼성과 격돌했다. 특히 수원전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2대1로 석패해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3라운드까지 1승2패. 이제는 승점에 목이 마르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 맞붙는 수원FC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새내기답게 패기가 넘친다. 3라운드까지 1승2무. 클래식의 다크호스다. 그 중심에는 벨기에 대표팀 출신 오군지미가 있다.

오군지미는 3일 열린 3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 후반 15분 교체 출전해 K리그에 첫 발을 디뎠다. 명필이 붓을 가리지 않듯, 골잡이는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는 법이다. 오군지미는 적진을 펄펄 날아다녔다. 0-1로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37분 천금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44분 골대를 맞추는 슈팅으로 이승현의 결승골에 기여했다. 오군지미가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역전 드라마였다. 이날 오군지미는 30분 가량 뛰면서 무려 4개의 슛을 때렸는데, 4개 모두가 유효슈팅이었다. 발군의 실력이다.

기세등등한 수원FC는 상주전에 가빌란의 출격을 예고했다. 가빌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뛴 베테랑 공격수다. 올 시즌 영입한 유럽파 공격수 두 명이 마침내 합체한다. 수원FC는 자신감이 넘친다.

물론 상주도 쉽게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최근 2연패를 했지만 기죽지는 않았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경기를 주도해 가면서, 마침표만 잘 찍으면 된다는 각오다.

조진호 상주 감독의 표정도 어둡지 않다. 조 감독은 6일 "수원FC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우리도 그간의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며 "잘 준비하면 해볼 만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또 "오군지미가 공격력과 탄력, 문전 득점력까지 뛰어나더라"고 평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우리 중앙 수비도 탄탄하다"고 자신했다.


비록 하위권이지만 상주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얼마 전 시내로 외출 나갔던 선수들이 소매치기범을 붙잡은 사건이 팀 분위기에 윤활유를 뿌렸다. 선수들의 선행이 뒤늦게 여러 미디어를 통해 소개돼 칭찬도 많이 받았다. 개막전 승리로 얻은 3박4일 포상 휴가에서 있었던 일이라, 선수들에겐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

선행 선수들은 4라운드를 치르고 이틀 뒤인 11일 상주경찰서에서 표창창을 받는다. 표창장을 더 값지게 만들기 위한 승리가 필요하다. 조 감독은 "소매치기를 잡았던 빠른 발로, 수원FC를 반드시 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소매치기범을 검거한 상주 상무 선수 7명(이경렬 김성주 김성환 박진포 조영철 김성준 이 용). 사진제공=상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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