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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블루마라톤 출전하는 장애인육상 간판스타 최석열,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5-10-07 13:56


◇슈퍼블루마라톤에 출전하는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스타 최석열.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석열과 그를 지도한 박창규 감독(오른쪽)

"승부는 해봐야 아는 거 잖아요? 자만하면 밀릴 수 있습니다. 열심히 뛰어야죠."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스타 최석열(24·경기 광주시청)이 오는 24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블루마라톤에 나선다. 슈퍼블루 코스(5km)에 출전한다.

최석열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수다. 2011년 이탈리아 세계 지적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 10,000m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국내 장애인체전 400m, 800m, 1500m 3종목을 7연패했으며, 800m와 1500m 한국신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달 말 에콰도르에서 열린 2015세계 지적장애인육상대회 1000m에 출전해 4위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엘리트팀인 광주시청 선수인 그는 엘리트 대회에도 수차례 출전해 10,000m 6위까지 오른 바 있다. 국내 육상에서 엘리트팀에 소속된 선수는 최석열이 유일하다. 그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사실상 적수가 없다.

강력한 우승후보임에도 최석열은 조심스럽다. "챔피언이 된 뒤에 거만해지는 사람을 싫어해요. 위로 올라갈수록 더 겸손해지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최석열은 하남 남한고 재학시절이던 2008년 육상과 인연을 맺었다. 뛰는 걸 좋아해서 학교 핸드볼부 선수들과 함께 달리다 자연스럽게 육상의 매력에 빠졌다. "어렸을 때 세상 살고 싶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을 만큼 괴로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성격도 밝아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달리기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되었다. "뛰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마음이 상쾌해졌어요." 슬슬 도전욕구가 생겼고, 교회에서 열린 단축마라톤에서 3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최석열은 단지 아무도 알아보는 이 없는 무명 선수였다.

진흙 속에 파묻혀있던 진주를 알아본 이가 바로 광주시청 박창규 감독이다. 최석열은 2008년 전남 영광에서 열린 한국 주니어육상경기대회에 출전했는데, 운명처럼 박 감독의 눈에 띄었다. 혼자서 훈련하다보니 기본기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모든 게 엉망이었지만 박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꿰뚫어보았다.

박감독은 "뛰는 방법도, 기술도 부족했지만 지구력은 괜찮아보였다"고 회상한다. 박 감독은 그 길로 최석열을 광주시청에 입단시켰고, 지금까지 7년째 동고동락하며 그를 가르쳐왔다. 자식처럼 여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최석열이 엘리트 선수 40~50명이 출전하는 10,000m에서 6위까지 기록한 것만 봐도 박감독의 집념과 애정을 알 수 있다.


최석열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엘리트대회에서 메달권인 3위 안에 드는 것이 당면목표이고, 아울러 2019년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뿐 아니다. 실력을 키워 마라톤 풀코스도 완주할 계획이다.

최석열의 통화 연결음은 이한중의 신나는 노래 '나는 할 수 있다'이다. '나는 할 수 있다~ 인생이란 마음먹기 나름인데~'라는 노랫말처럼 최석열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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