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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고민 KIA, 2군행 험버 교체 임박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6-30 06:07 | 최종수정 2015-06-30 15:51


KIA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12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6.75. 12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딱 2번뿐이다.

이쯤되면 교체 얘기가 안 나오면 이상하다.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33)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에 이어 2선발 정도의 역할을 기대했는데, 선발 로테이션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 6월 26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험버는 1회를 버티지 못했다. 1회초 1번 타자 민병헌부터 2번 정수빈, 3번 김현수까지 세 타자를 잇따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안타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준 후 2실점했다. 험버가 조기 강판된 이 경기에서 KIA는 1대9로 졌다. 17일 만에 등판한 경기에서 그랬다. 덩달아 불펜까지 무너졌다.

두산전 다음날인 27일 험버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 2군행 통보였다. 지난 5월 17일 2군으로 내려갔다가 6월 2일 1군에 복귀했는데, 다시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 짐을 쌌다.

50⅔이닝을 던져 볼넷 32개, 피안타율 3할8리. 지난 4월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을 던진 후 한번도 6이닝 이상을 채우지 못했다.

이대진 KIA 투수코치는 "구위가 크게 문제될 건 없는데, 경기를 매끄럽게 끌어가지 못하고 있다. 전지훈련,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쌓아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본인이 어려움을 이겨내야하지만 그런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결국 KBO리그 적응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의기소침해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2군에서 얼마나 호전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험버가 2군으로 내려가고 김진우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KIA는 이번 주에 김병현(36)에 젊은 투수 홍건희(23) 박준표(23)로 버텨야 한다.

순위경쟁에 뛰어든 KIA로선 승부수를 띄워야할 시점이다.


KIA와 두산의 2015 KBO 리그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1회초 KIA 험버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26/
김기태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한 KIA는 팀 성적 추이를 보면서 리빌딩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고, 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개막전부터 6연승을 거둔 후 한때 침체에 빠졌으나 다시 올라왔다. 타선의 부진 속에서도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힘있게 치고나가지 못했으나그렇다고 맥없이 무너지지도 않았다. 높아진 마운드, 안정된 수비가 버팀목이 돼 줬다.

6월 29일 현재 35승35패, 승률 5할로 공동 6위. 4위 히어로즈과 4게임, 5위 한화 이글스와 1.5경기차다. 충분히 중상위권을 노려볼만한 상황이고, 그럴 힘이 있어 보인다.

리빌딩으로 가기엔 전력이 아깝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가 가세가 순위경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KIA가 지난 겨울에 메이저리그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험버 영입을 발표했을 때만해도 상당한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던졌던 조쉬 스틴슨이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게 야구다.

험버의 퇴출이 임박한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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