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이 필요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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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7억팔' 유창식이 부진하다. 냉정히 말해 유창식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엄청난 자질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프로 입단 후 단 한 시즌도 제대로 활약한 적이 없다. 2011년 한화 1지명으로 입단할 때의 유창식은 실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프로야구 신인 계약금 역대 2위에 해당하는 7억원(1위 KIA 한기주 10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할 때의 유창식은 당시 에이스였던 류현진을 능가할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그 후 5년간. 유창식은 실망스러운 성적만 남겼다. 5년간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갔는데, 그 어디에서도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운드에 선 유창식의 표정은 늘 어두웠다. 불안감과 초조함이 그대로 읽혔다. 타자들과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백기를 든 꼴이었다.
성적이 좋을 리 없다. 올해까지 통산 5시즌 동안 겨우 16승27패,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했다. 초라한 성적이다. '100이닝'을 넘긴 시즌은 2012년 뿐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분명 고교 시절(광주제일고)의 유창식은 또래 '넘버 원'이었다. 1m86, 100㎏의 위압적인 체격을 지닌 좌완투수. 류현진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는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러나 유창식은 5년 내내 자기의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입단 초기에는 고교시절 많은 투구로 여파로 인해 팔꿈치가 아팠고, 이후에는 구속의 저하와 제구력 난조, 경기운영력 미숙이라는 문제를 줄줄이 달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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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않다. 올해들어 더 부진한 것. 유창식은 현재 8경기에 나와 승패없이 9.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도저히 1군 투수라고 볼 수 없는 초라한 성적. 한 달 넘게 참고 참았던 김 감독 역시 이런 부진에는 혀를 내차고 있다. 유창식은 4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복귀까지는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하다. 김 감독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 유창식에게는 훈련보다 '수양'이 필요한거 아닌가. 본인이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번 미팅을 통해 대화를 나눠봤는데,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유창식을 바라보는 답답한 심경이 그대로 나타난다. 결국 '야신'도 손을 들었다. 이제는 유창식 스스로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