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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검은갈매기'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사직구장에 돌아왔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이날 새벽 4시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추수감사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 그에게 가족들과 보내지 않는 추수감사절은 생전 처음이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데는 역시 이번 행사의 장소가 사직구장이라는 점이 중요했다. 과거 한 차례 골프 행사 참석차 한국을 찾은 적이 있지만, 2010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그만둔 이래 14년만에 부산은 처음이다. 그만큼 "꼭 오고 싶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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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온 자체가 좋고, 부산에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는 좋은 기회다. 롯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났기 때문에, 이렇게 기분좋게 인사할 수 있는 것 같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관중석에서 귀에 익은 조성환 응원가가 울려퍼지자 온몸으로 파안대소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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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올해 가을야구 결과는 봤지만 경기를 챙겨보진 못했다고. 그는 "3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한번도 못간게 너무 아쉽다"고 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부임하기전 롯데는 7년간 계속된 이른바 '비밀번호(8888577)' 암흑기를 겪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부임한 뒤론 부산에 야구 르네상스가 몰아쳤다. 그가 지휘한 2008~2010년 롯데는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양승호 감독이 이어받은 2011~2012년에는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무려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의 빛나는 시기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오르지 못했다. 롯데의 한국시리즈는 한화 이글스에 패한 1999년이 마지막이다.
'강민호는 올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갔고, 이대호는 결국 한국시리즈 못가고 은퇴했다'는 말에 로이스터 전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이 있지 않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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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직구장 테이블석과 1루는 거의 꽉 찼고, 3루도 대부분의 자리가 메워질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로이스터 전 감독의 인사에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