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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 입학예정)의 러시아 출국이 전격 연기됐다.
출국 연기 사실이 공개된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발 '손연재 말레이시아 목격담'이 급부상했다. 쿠알라룸푸르에 거주하는 해외팬이 한 쇼핑몰에서 손연재를 봤다는 멘션을 게재했다. 일거수 일투족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퍼져나가는 스마트 시대의 위력과 스타덤을 동시에 실감했다. '훈련 안하고 놀러다닌다' '부상인데 여전히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 슬슬 고개를 들었다. 부상 정도와 관련해서도 '골절' '괴사' 등 각종 설들이 꼬리를 물었다.
관련업계 취재 결과, 손연재의 말레이시아행은 사실이다. 손연재는 훈련공개 이튿날인 9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12일 새벽 귀국했다. 가족여행과, 계약에 따른 촬영을 겸했다. 지난 8일 대한체조협회는 언론사들의 요청에 따라 손연재의 태릉선수촌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리듬체조대표팀은 지난해 12월 28일 태릉선수촌 공식 훈련일정을 마쳤다. 김지희 대표팀 코치가 사임하면서, 20일 샤탈리나 신임 러시아 코치가 부임할 때까지 대표팀 공식훈련은 없다. 새해 첫날부터 김윤희 손연재 이다애 등 김지희 코치가 지도하는 '개인팀'이 태릉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개인훈련중인 8일 훈련장면을 공개했다. 9일 손연재는 가족여행과 촬영 일정을 겸해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자유로운 여행을 갈망하던 손연재의 일상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지만, 대표팀 소집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가 없다.
프로 선수, 국가대표 선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 관리다. 몸이 재산이다. 폭넓은 인생을 경험해야 할 꽃다운 19세 엘리트 선수에게 개인적인 여행이나 촬영을 탓해선 안된다. 선수도 자신의 삶을 즐길 자유와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출국 하루 전날 훈련 스케줄을 변경한 것은 스스로의 몸 관리에 있어 프로답지 못했다. 갑작스런 부상이 아니라 만성적인 질환이었다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러시아행을 강행할 이유도 없었다. 치료가 먼저다. 훈련일정을 급하게 혹은 떠밀려 잡아선 안된다는 뜻이다. 과욕은 오히려 선수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세계 5위' 손연재는 아직 성장과정에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 올시즌 전종목 프로그램을 새로 받았고, 난도를 높인 4종목을 완벽하게 몸에 익혀 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절대 훈련시간도 필요하다. 첫 무대로 삼은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는 불과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유니버시아드,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에 맞춰 최상의 기량과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