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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리그(3부리그) 소속 부천FC와 경찰청의 2012년 FA컵 1라운드 경기가 열린 18일의 서울 효창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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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감독이 부천과 다시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부천의 감독 모집 공고를 보고 찾아왔다. 간판 선수였던 곽 감독의 방문에 부천 운영진은 놀라고 기뻤다. 하지만 이내 걱정이 앞섰다. 곽 감독에게 걸맞는 대우를 해줄 수가 없었다. 팬들이 만든 팀인만큼 재정이 넉넉하지 않았다. 매년 이곳저곳에서 스폰서를 얻어 겨우 살림을 꾸릴 정도다. 곽 감독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많은 연봉을 줄 수가 없습니다. 수당도 많지 않습니다. 실망하시더라도 그것이 지금 부천의 현실입니다."
11월 계약서에 사인했다. 연봉은 받지 않기로 했다. 수당이 있지만 많지 않았다. 여의도고 감독직은 겸임하기로 했다. 곽 감독은 사비를 털어서 전국을 돌았다. 팀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들을 데려왔다. 2월 첫 훈련을 가졌다. 팀 사정상 일주일에 2번 훈련했다. 선수들에게 '니포 축구'를 심었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 정확하고 빠른 패스가 우리 팀의 핵심이다."
3일 천안 축구센터에서 열린 천안FC와의 2012년 다음(Daum) 챌린저스리그 1라운드 경기는 테스트였다. 0대0으로 비겼지만 곽경근표 '니포 축구'의 가능성을 봤다. 경찰청과의 FA컵 1라운드는 도전이었다. 전반까지는 대등했다. 경찰청에 1골만 내주었다. 1.5군을 투입하며 여유를 부렸던 경찰청은 후반전에 김두현과 염기훈을 투입했다. 부천은 A대표팀급 선수들을 상대로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클래스의 차이를 넘지는 못했다. 여기에 체력 부족까지 겹쳤다. 결국 0대4로 졌다.
완패했지만 곽 감독은 인상 쓰지 않았다. 자신들의 축구가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우리 부천의 축구가 올 시즌 챌린저스 리그 우승을 노릴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리그에 집중할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K-리그까지 올라가 제패하는 꿈도 꾸겠습니다. 제가 그 꿈의 밀알을 심고 싶습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