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선수들 4-4-2 새전술 적응못해 답답'
기사입력 1999년 01월 31일 14시 37분
"얼마나 화가 나는지. 더이상은 못참겠어."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중인 전남 드래곤즈 축구단의 이회택 감독이 2년반동안 완전히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다.
이유는 바뀐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들 때문.
이감독은 올해부터 팀 전술을 4-4-2로 바꾸기 위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쇠귀에 경읽기다.
훈련내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바람에 숙소로 돌아올 쯤이면 목에서 쇳소리가 나기 일쑤다.
급한 마음에 53세의 나이도 잊어버린 채 육두문자까지 써보지만 공염불일뿐.
마음을 가라앉히기위해 독서를 하거나 스페인 프로축구를 밤늦도록 연구하지만 타는 속은 가라앉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게 담배다.
지난 96년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담배와 결별했던 이감독은 "선수들을 지도하며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앞엔 당해낼 장사가 없다"고 토로한다.
지난 92년 포항 지휘봉을 놓은지 6년만에 일선 지도자로 복귀한 이감독의 시드니 땀방울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자못 궁금하다.
[시드니(호주)＝전용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