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제 4번 넘기고, 3번 훔치면 역사가 이뤄진다.
전날 컵스전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때린 오타니는 이날 도루를 추가해 47도루에 도달했다. 남은 18경기에서 4홈런과 3도루를 보태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누구도 밟은 적이 없는 50-50 고지에 등정하게 된다.
0-3으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3회 2사후 볼넷을 고른 뒤 도루를 기록했다.
|
다저스는 베츠와 3번 프레디 프리먼도 연속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맞았으나, 맥스 먼시의 잘 맞힌 타구가 1루수 미트에 빨려들어가는 바람에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오타니는 0-4로 뒤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1사후 크리스 테일러의 3루 강습 내야안타로 주자를 1루에 두고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2B1S에서 헨드릭스의 4구째 74.4마일 느린 커브를 받아쳐 라인드라이브로 날아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테일러가 3루까지 진루해 1사 1,3루의 도루 찬스. 볼카운트 2B1S에서 헨드릭스가 4구째를 던지는 순간 오타니는 또다시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도루에 성공할 듯했다. 그러나 80.4마일 체인지업이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자 베츠가 가볍게 받아쳐 중전안타로 연결해 테일러가 홈을 밟고 오타니는 3루에 여유있게 안착했다.
베츠의 안타가 터지자 현지 중계진은 "무키 베츠가 역사를 방해하는군요(Mookie get in the way of history). 그가 큰 것을 훔쳐갔어요"라며 농담조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3루에 안착한 오타니는 적시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베츠를 향해 박수를 쳐주며 응원했다. 다저스는 계속된 1사 만루서 먼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2-4로 점수차를 좁혔다.
오타니는 2-7로 뒤진 7회 선두타자로 나가 우중간 안타를 터뜨린 뒤 상대 우익수 코디 벨린저의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베츠의 좌월 홈런이 터지면서 홈을 밟았고, 다저스는 4-7로 3점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4-8로 열세가 이어지던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
하지만 다저스는 선발 워커 뷸러가 5이닝 9안타 5실점으로 부진을 보이는 바람에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가 돼 결국 4대8로 무릎을 꿇었다. 86승58패를 마크한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1위를 달렸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81승64패)와의 승차는 5.5게임이다.
한편, MLB.com이 이날 발표한 MVP 모의 투표에서 오타니는 37명의 패널 가운데 28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았다. 그러나 2위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9명으로부터 1위표를 획득해 추격전을 시작한 모양새다.
8월까지만 해도 5위에 머물렀던 린도어는 시즌 막판 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며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8월 13일 모의투표에서 오타니는 45명 중 37명의 1위표를 받았다. 지지율이 8월 82.2%에서 75.7%로 하락한 셈이다.
린도어는 이날 현재 타율 0.269(588타수158안타), 30홈런, 84타점, 100득점, 27도루, OPS 0.829를 마크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