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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정신이 '번쩍'든 듯 하다. 한국 야구대표팀 '선동열 호'가 일본을 꺾고 사실상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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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경기였다. 일본 선발 사타케의 제구력과 포크볼의 위력이 아니었다면 더 일찍 대량득점이 나올 수도 있었다. 전반적인 타자들의 스윙이 이전에 비해 훨씬 날카롭고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확실히 1차 라운드 대만, 홍콩전에 비하면 경기력이 향상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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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지난 28일 홍콩전에서도 약체를 상대로 좀처럼 타격이 살아나지 않으며 또 다른 형태의 졸전을 펼쳤다. 약체팀을 상대로 5회까지 5-2로 팽팽히 맞선 끝에 결국 9회 정규이닝을 모두 치르고 말았다.
그러나 1차 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29일 하루 휴식을 취하며 대표팀은 심신을 추스르고 다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훈련 대신 일본 전력분석을 하면서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각오를 새롭게 다진 듯 하다.
결국 선발로 KBO리그 토종 최다승 투수인 최원태를 내세원 선 감독은 초반부터 강공을 주문했다. 1회초 1사 2루 득점기회를 놓쳤지만, 3회 홈런 2방으로 기선을 잡았고, 4회에는 황재균이 또 홈런을 쳤다. 이어 5회 1사 1, 2루 때 그간 침묵하던 양의지마저 적시 2루타를 날렸고, 계속해서 손아섭도 내야 땅볼로 타점을 1개 추가하며 5-0을 만들었다. 선수들 역시 공격과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현장을 찾은 교민과 원정 응원단의 큰 박수와 성원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31일 중국전을 마친 뒤 1일 오후 6시(한국시각)에 결승전을 치른다. 대만과 일본 중에서 파트너가 결정될 전망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