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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사퇴표명, 발단은 특타였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5-23 15:18 | 최종수정 2017-05-23 15:36


한화 김성근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17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02.

발단은 특타(특별타격 훈련)였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75)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 과정에 구단과의 충돌이 있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하셨다. 지금은 내부에서도 이를 놓고 회의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령탑 교체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경질이냐, 자진사퇴냐를 두고 외부 발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단은 지난 2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친 뒤 특타였다. 당시 한화는 삼성에 7대8로 패했다. 3연전 스윕을 당했고, 4연패 수렁. 특히 그날은 벤치 클리어링으로 어수선한 상태였다. 경기후 김성근 감독은 강경학과 양성우 등 젊은 야수 몇몇의 특타를 지시했다. 경기후 이들은 남아서 특타를 하고 있었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김 감독의 낮 경기후 특타와 야간 특타 등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이유는 선수들이 너무 피곤해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하위권에 머무는 팀이 언제까지 남들이 하는 것과 똑같이 한다면 다를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래서 더 훈련을 해야 한다"며 평소 지론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한화 구단 관계자가 감독실을 찾아 훈련에 대해 구단 고위층의 입장을 전달했다. 요지는 훈련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이제는 훈련 가지고도 이렇게 딴지를 놓느냐"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김 감독은 "이런 식이면 벤치에 앉을 수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특히 고위층(박종훈 단장 등)이 직원을 보내 팀운영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으로 판단, 상당히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11월 박종훈 단장이 부임하면서 부터 감독과 단장 사이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언성을 높이며 부딪혔고, 지난달에는 2군 투수들의 1군 훈련동행을 놓고도 격돌했다.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 감독으로선 1군 선수단 운영에 국한된 자신의 권리에 대해선 수용할 수 있지만 훈련량 등 감독의 고유권한에 대해서도 문제삼자 이를 받아들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구단은 23일 내부 논의와 그룹 협의를 거치고 있다. 사실상 자진사퇴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대행체제는 현 코치진 중 한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3년 계약을 했다. 한화는 김 감독 부임과 발맞춰 외부 FA를 대거 영입하는 등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부상자의 속출,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이 겹치며 고전했다. 한화는 2015년 6위, 지난해 7위를 기록했다. 한화 구단은 올시즌에 앞서 김 감독 유임을 두고서도 진통을 겪은 바 있다. 한화는 22일 18승25패로 9위에 처져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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