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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긴 시간이었다.
1960년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야심차게 2연패에 도전했다. 비행기값이 없어 선수숫자를 최소화했던 4년전과는 달랐다. 10월12일 서울 효창구장 개장과 함께 경평OB전이 열렸다. 효창구장 개장 기념식 이틀뒤인 10월14일 제2회 서울아시안컵이 막을 올렸다. 디펜딩챔피언이자 개최국인 한국은 자동출전권을 받았다. 이스라엘 대만 베트남 등 4개국이 출전했다. 2만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엔 10만 구름관중에 몰렸다. 뜨거운 안방 응원 속에 한국은 승승장구했다. 베트남을 5대1로, 이스라엘을 3대0으로 대만을 1대0으로 꺾으며 3연승, 우월하고 절대적인 2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4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고 조윤옥 선생의 아들 조준헌씨는 현재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으로 시드니 현장의 태극전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55년전 아버지의 투혼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좀처럼 아시안컵 우승과 닿지 못했다. 텔아비브에서 열린 1964년 이스라엘 대회에선 인도, 이스라엘에 패하며 3위에 그쳤다. 예선 탈락으로 1968년 이란 대회를 건너 뛴 뒤 1972년 태국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이란에 덜미를 잡혀 눈물을 흘렸다. 1976년 이란 대회에 또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80년 대회에선 개최국 쿠웨이트에 져 또 준우승에 그쳤다. 1984년 싱가포르 대회선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도 겪었다. 1988년 카타르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다시 우승에 도전했으나,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1992년 일본 대회를 건너뛴 한국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서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8강서 만난 이란에 2대6으로 참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거센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반세기 만에 다시 선 결승전에서 슈틸리케호는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혈투를 치렀다. 하지만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게 내준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한 채 결국 눈물을 삼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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