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성씨(가명, 57)는 한 달 전 회사에서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쳐, 인근 병원에서 x-레이 촬영 및 약물치료를 받았다. 어깨를 다친 이후 등 쪽에도 통증이 생겨 지속적으로 물리치료 및 주사 약물 요법을 받았다. 하지만 등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됐다. 그러던 중 겨드랑이 부위에 발진까지 생겨 병원에서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았으나,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지속적인 심해지는 통증과 발진으로 고통 받던 중 한림대학교통탄성심병원 통증클리닉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 씨도 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고, 최근 어깨를 다치는 등 스트레스를 받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났지만, 조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신경통으로 고생하게 됐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통증클리닉 이상현 교수는 "30대 이하에서는 대상포진이 생겨도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거나 인식을 못한 채로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적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피부에 생긴 대상포진이 다 낫고 나서도 후유증으로 신경통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상 포진, 초기 증상 감기와 비슷해 오인하기 쉬워
대상포진은 신경 뿌리에 염증과 손상이 생기면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통증이 매우 심한 편이다. 많은 대상포진 환자들이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피로를 호소한다. 신경의 염증과 손상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또한 물집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하며 상처가 곪을 수 있고 피부에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목욕할 때나 옷을 갈아입을 때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어
국내 대상포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37만5960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가 2011년 52만9598명으로 늘어, 최근 5년 사이 40.8%가 증가했다. 또한, 2010년 48만3504명이었던 환자수에 비해 한 해 동안 4만6094명이 늘어 9.5%가 증가할 정도로 급격한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대상포진의 발병연령은 예전에는 50대 중 후반 이후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또한 한번 발병한 사람은 이후에 잘 발병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20대 중 후반에서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하며, 짧게는 몇 달, 길면 1~2년 내에도 다시 발병하는 경우도 많아 같한 주의가 요망된다.
대상포진은 면역결핍 혹은 면역이 저하된 사람, 갑자기 밤을 새며 무리한 일을 하거나, 피곤한 바캉스를 다녀온 후 , 과격한 운동을 한 뒤에 잘 생긴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원인으로는 과로,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이 있으며 특히 폐경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면역력으로 인해 50대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
초기 적절한 치료로 신경통과 같은 후유증 예방해야
대상포진은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증세가 확인되는 초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신경통 같은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전염을 막기 위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수건을 따로 써야 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영양가 있는 식단을 유지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약한 대상포진 위험군이라면 백신 접종으로도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60세 이상 성인은 대상포진 백신을 맞도록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50세 이상이면 피부과, 내과 등에서 의사와 상담한 뒤 맞을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통증클리닉 박정헌 교수는 "최근 약제의 발달로 대상포진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만으로도 증세가 많이 호전 된다"며 "다만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통증 전문의를 방문하여 신경차단술이나 적절한 약물 복용을 통해 신경통증이 중추로 남게 되어 악성 통증으로 변화되는 연결고리를 빠르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통증 치료를 강조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