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어떤 여성이 갑상선 질환에 잘 걸리나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1-19 15:41



최근 '댄싱퀸'이란 영화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수 겸 연기자 엄정화가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밝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엄정화는 최근 한 TV 토크쇼에 출연해 "건강검진 도중 갑상선암을 발견해 수술했으며 현재는 건강하다"고 밝혔다.

엄정화는 "병이 발견됐을 때는 너무 놀랐고 갑상선암이라는 어감 자체가 너무 무서웠다"면서 "또 그런 상황 자체가 너무 싫고 두려워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전했다.

갑상선은 목의 한 가운데에서 앞으로 튀어나온 물렁뼈(갑상연골) 아래쪽 기도 주위를 감싸고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선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과 대사량을 조절하고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에도 적절히 대응하게 되며, 적혈구 생성도 늘려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고 근육과 뼈의 기능도 좋게 유지한다. 또한 다른 호르몬들이 올바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아의 경우에는 뼈의 발육과 뇌의 성장에도 관여한다.

그럼 왜 여성들에게 갑상선 질환이 흔한 것일까? 갑상선에는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있고,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남성보다 면역 체계가 취약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여성 암 중 1위가 바로 갑상선암이며, 여성 8명 중 1명은 평생 동안 갑상선 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제때에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여성들에 흔한 갑상선 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대략적인 증상을 알아두었다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갑상선 질환으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그레이스병)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돼 신진대사가 과잉 작동하게 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온다. 갑상선 크기가 커지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손발이 떨리는 증상을 보인다. 더위를 잘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대체로 체중 감소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위장관 운동의 증가로 공복감이 빨리 오고 무른 변 등을 자주 보게 되거나 설사를 할 수도 있다. 설사가 있을 경우에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아주 심할 경우 고열, 부정맥,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경우 과량의 요오드 섭취는 좋지 않으므로 가급적 줄이도록 한다. 요오드는 해조류, 어패류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반면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올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항진증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맥박이 느려지면서 몸이 쉽게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며,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얼굴과 손발이 자주 붓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또 위장관 운동이 감소해 변비가 생기기 쉬우며 체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도록 하고 변비가 심할 때에는 섬유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섬유소는 채소, 과일, 해조류, 현미나 통밀, 잡곡, 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이 밖에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는 갑상선염이나 갑상선 종양(결절) 등도 대표적인 갑상선 질환이다.

진단은 초음파, 갑상선 스캔, 혈액 검사(갑상선 기능 검사), 미세침 세포 흡입 검사,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치료는 질환에 따라 약물 치료, 알코올 치료요법, 고주파 열 응고술, 절제 수술 등을 선택해 시행하게 된다.

절제 수술의 경우 목에 흉터가 남으므로 겨드랑이 등을 통한 내시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 않는다. 수술 시 흉터가 걱정된다면 경험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와의 협진이 가능한 전문병원에서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도움말 :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원장>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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