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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지인 주장 A씨 편지봉투, 조작 흔적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3-10 15:01


장자연과 편지를 주고받았다며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로부터 압수된 편지 봉투에서 조작 흔적이 발견됐다. 스포츠조선 DB

장자연과 편지를 주고받은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에서 조작 흔적이 발견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0일 A씨의 감방에서 나온 편지봉투 3장에서 우체국 소인의 발신지가 잘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편지봉투에는 발신 우체국과 날짜가 찍혀 있는 소인이 있는데, 이 부분이 가로 4cm, 세로 1cm 크기로 잘려서 우체국 지역명과 고유번호는 사라지고 날짜만 남아 있었다는 것. 경찰은 발신 지역을 숨기기 위해 봉투를 의도적으로 자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A씨의 감방에서 압수한 물품은 원본 편지 24장, 사본 1000장, 편지봉투 20여장, 신문스크랩 70여장, 복사비 납부영수증 70여장, 수용자 기록부, 접견표 등 29개 항목 1200점이다. 경찰은 "압수물품이 많은 것은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은 빈 A4용지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원본 편지 24장은 필적 감정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졌다. 경찰은 "그 원본 편지 24장은 2009년 장자연 사건 재판부에 A씨가 증거로 삼아달라고 제출한 편지 231쪽과 내용, 형태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언론에 공개된 편지와 내용, 필체 면에서 같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에 제출된 편지는 A씨와 장자연의 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증거 채택이 되지 않았다.

신문 스크랩 70여장의 대부분은 장자연에 관련된 기사였다. 경찰은 "A씨가 신문을 오려 붙이면서 공부하고 분석한 부분이 많다"며 "기사 곳곳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었다"고 설명했다. 또 "신문 스크랩은 A4용지 왼쪽에 신문 기사를 붙인 것으로, 오른쪽 빈 공간에는 A씨가 친필로 '자연아, 너의 죽음이 헛되게 되지 않도록 하겠다' 등의 글을 적어놓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03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수감 중이다. 경찰은 이 기간 동안 A씨의 수발신 우편물 총 2439건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이라는 이름이나 A씨가 주장한 '장설화'란 가명으로 주고받은 내역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소 내 편지 수발신 대장은 수감자 인권을 감안해 2007년 12월부터 내용 검열을 하지 못하도록 바뀌었다. 하지만 수발신 내역은 기록되는데, 100% 기재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봉투에 조작 흔적이 있고, 편지 수발신 대장에 장자연이나 A씨가 주장하는 가명이 없다고 해도 편지가 위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조만간 나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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